[재테크 이야기] '달리는 증시' 올라타는 상품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하며 쭉쭉 뻗어나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2200을 넘어 역사적 최고점을 찍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국내로 몰려오는 외국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양호한 실적 전망 등을 보면 증시는 앞으로 계속 질주할 것만 같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호황인 증시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흘러나온다. 단기간에 밀물처럼 밀려온 외국인의 힘에 따라 올라온 증시인 만큼 외국인이 빠져나가면 금방 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달리는 말에 올라타야 할지, 아니면 잠시 쉬어가야 할지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다. 개별종목에 투자하자니 어떤 종목에 들어가야 할지 애매하고 펀드에 투자하자니 혹시라도 증시가 폭락할 경우 바로 대응하기가 힘들 것 같아서다.

◆ 관심 커지는 ETF

ETF(상장지수펀드)는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지수나 자산의 가격에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를 거래소에서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다.

분산투자가 가능한 인덱스펀드의 특징과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일반주식의 장점을 결합한 ETF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다. ETF는 개별종목의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면서 유동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제격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일반펀드보다 수수료가 낮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A클래스의 펀드는 선취수수료를 포함해 2~2.5% 정도의 보수를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ETF 운용보수는 0.5% 내외로 형성돼 있어 1%가 아쉬운 초저금리시대에 더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또한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ETF 자산의 종류, 수량 등에 관한 세부사항을 담은 납입자산구성내역(Portfolio Deposit File)을 장 종료 후 한국거래소에 공시한다. 투자자들은 일반펀드보다 더 투명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 ETF를 고를 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다만 ETF는 주식처럼 거래되는 특징이 있는 만큼 평균거래량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주식과는 다르게 유동성공급자(LP)가 있어 현금화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거래가 없는 ETF는 매수와 매도 가격의 ‘호가 스프레드’가 커질 위험이 있어서다.

아울러 ETF도 자산운용사에서 관리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운용사의 능력도 중요하다. 만약 투자자가 선택한 기초지수가 10% 상승했는데 해당 ETF가 이를 못 따라가는 수익을 낸다면 운용사의 역량이 부족한 것이다. 이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추적오차율이다. 기초지수와 순자산가치(NAV)간의 수익률 차이를 추적오차율이라고 하는데 수치가 낮을수록 기초지수를 잘 추종한다고 보면 된다.

◆ 증권·건설업종 ETF 추천

최근 증시는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업종별 순환매 양상을 보인다. 특히 증권·화학·건설업종의 강세가 뚜렷한데 ETF도 같은 움직임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3일까지 수익률 1위를 기록한 ETF는 ‘미래에셋TIGER증권증권상장지수(주식)’으로 52.19%의 수익을 달성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증권주증권상장지수[주식]’도 50.22%를 기록하며 증권주의 강세를 온전히 반영했다.

화학업종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TIGER화학상장지수(주식)’은 연초부터 30.81% 상승했고 건설업지수를 기초로 하는 ‘삼성KODEX건설상장지수[주식]’도 27.88% 오르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증시에 들어오는 금액이 커져 당분간 증시의 상승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 건설 등의 업종은 아직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함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시기가 점차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대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증권과 건설 등 내수주 ETF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