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엄마 A씨(34)는 생후 13개월 된 자녀 때문에 고민이다. 또래 아기들과 비교했을 때 아직 걸음마를 못하고 있기 때문.

A씨의 지식으로는 보통 9~10개월째가 되면 아기가 스스로 일어서고 걸음마를 조금씩 시작한다. 이에 걷지 못하는 아기를 보며 혹시나 다른 아기들보다 성장이 느린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경외과전문의 이정훈 원장은 “요즘 엄마들은 본인의 자녀가 행여나 뒤처질까 봐 조급한 마음에서 일찍 걸음마 연습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근육이나 뼈대가 온전히 발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치게 이른 걸음마 연습을 시키는 것은 골격뿐 아니라 심하면 척추에도 이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걸음마를 시작하는 시기는 아기마다 개인차가 있다, 일반적으로 아기는 3~4개월에 허리 근육이 발달하면서 목을 가누게 되고, 6~7개월에 척추 근육이 형성되면서 허리를 뒤쪽으로 젖힐 수 있게 된다. 이 시기에 척추 사이의 디스크도 체중 부하를 견디면서 척추기립근을 발달시켜 스스로 일어서고 걷을 수 있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보통 9~10개월에 일어서기 시작해 늦어도 16개월 사이에 걸음마를 시작한다. 간혹 기는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걷는 아기들이 있는데 이는 성장이 빠를 뿐, 다른 아기와 비교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아기는 개인차가 있지만 단계별 발달 과정을 거쳐 평생 사용할 척추의 모양을 만들고 허리 근육도 발달시킨다.
하지만 이런 성장과정을 무시하고 엄마의 욕심으로 무리하게 걸음마를 시키게 되면 척추가 아기 체중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해 척추 형태가 변형되기도 하고 키 성장에 영향을 줄수 도 있다. 또한 척추가 약해져 성인이 돼서 작은 충격에도 허리병을 앓기 쉽다.

이 밖에도 아기의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아기를 안아 주거나 들어 올릴 때 허리 부분을 꼭 받쳐주고, 혼자 앉게 되는 시기에는 바른 자세를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원장은 “아기의 성장 발달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엄마들은 조바심을 내지 말고 아기가 충분히 기고 난 후 걸음마를 하도록 유도해 아기 스스로의 힘으로 근력을 발달 시켜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며 “혹시나 아기가 9개월이 되어도 앉지 못한다면 뼈나 근육에 문제가 있는 것일 수도 있으므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