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낯선 문자 한통이 도착했다. 보험료가 오르기 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서두르라는 내용의 문자다. 보험료 인상을 두려워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노린 절판마케팅이다. 이른바 ‘떨이상품’과 비슷하다. 지난 3월에 이어 최근 보험료 인상과 혜택축소가 가시화되면서 또다시 절판마케팅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문자를 보낸 설계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내달 중 보험료가 오를 예정이라 지금 가입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물론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설계사의 말은 거짓이 아니다. 실제 보험료 인상 움직임은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금융당국이 보험료 결정권에 대한 족쇄를 풀어주기로 하면서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의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료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인 데 이어 생명보험업계도 종신보험 등의 보험료를 올릴 계획이다. 생보사들은 현재 5% 안팎의 보험료 인상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실행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향후 표준이율의 하락폭, 금융당국의 보험규제 완화수준 등에 따라 인상폭이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보험상품 절판마케팅이 소비자의 판단력을 흐린다는 점이다. 설계사들은 보험료가 인상되거나 혜택이 줄기 때문에 지금 당장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식의 논리를 내세워 덜컥 상품에 가입하게 만든다. 다급한 마음에 앞뒤 따지지 않고 가입한 보험은 대개 불완전판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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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새로운 제도를 내놓거나 변경하면 보험사와 GA는 또다시 ‘더 이상 가입할 수 없는 상품’이라며 소비자를 유혹할 것이다. 불완전판매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소비자의 몫으로 남겨둔 채.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