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곤 검거, 피해여성 납치 후 8일간의 행적

현상수배범 김일곤(48)이 17일 오전 서울 성수동에서 붙잡혀 서울 성동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일곤 검거’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

오늘(17일) 경찰에 검거된 현상수배범 김일곤(48)은 피해 여성에게서 차량과 휴대폰만을 빼앗으려 했을 뿐이었다며 이같이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일곤은 지난 9일 오후 2시4분쯤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에 타려던 A(35·여)씨를 납치했다.

김씨는 운전석에 타려던 A씨의 목을 손으로 가격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게 한 뒤 A씨를 조수석으로 밀어 넣고 운전석에 탔다. 김일곤은 한손에는 흉기를, 한손에는 운전대를 잡고 직접 차를 운전해 약 5분 만에 마트를 빠져나왔다.

그는 A씨의 "용변이 급하다"는 말에 천안시의 한 골목가에 A씨를 내려줬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도주하려 하자 A씨를 제압, 다시 차로 끌고 온 뒤 조수석에서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는 "처음에는 (A씨를) 살해할 목적이 없었다"며 "차량과 휴대폰만을 빼앗으려고 했으나 (A씨가) '화장실에 가겠다'는 약속과 달리 도주를 하려 해 살해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과거 식자재 납품 일을 했던 김일곤은 이같은 진술과 함께 “주로 돈을 주지 않고 도망친 가게 사장들이 여자였다”며 “여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A씨의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넣고 바로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 도착한 뒤에는 '답답한 마음'에 다시 강원도로 향했고, 이곳에서 숨진 A씨의 신분증을 통해 A씨의 주소지가 경남 김해인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순간 양심의 가책을 느껴 "(A씨의) 고향 근처인 부산에 시신을 묻어줘야겠다"고 생각, 사건 다음날 부산으로 향해 울산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김일곤은 타인의 차량의 앞 번호판을 훔쳐 이를 자신이 모는 차량에 달았다.

국도를 이용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다 10일 오전 4시39분 서울에 진입한 김일곤은 서울에 도착하자 자신이 거주하던 광진구의 한 고시원에 들러 옷가지를 챙겨 나온 뒤 경기도 하남으로 향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A씨의 시신이 있는 차량을 서울 성동구의 한 주택가에 유기하고 A씨의 시신에 불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