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중국경기 둔화 우려와 9월 아시아 금융위기설까지 투자자 심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뉴스가 대부분이다. 또 지난달 17일 미국의 FOMC는 미국의 물가상승률과 중국의 경기둔화를 고려해 금리를 동결하면서 여전히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태다.

하지만 시장전문가들은 이달 혹은 오는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이벤트를 바탕으로 투자 가능한 자산군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그 중 하나인 미국 시니어론(Senior Loan)에 대해 알아보자.


◆선순위담보 대출채권, 시니어론 

시니어론이란 은행, 금융기관, 뮤추얼펀드 등이 리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사업확장 및 일반 기업활동 등의 목적으로 투자등급채권 미만(BBB-, S&P 기준)의 기업에 운용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담보대출을 말한다. 레버리지론(Leveraged Loan), 뱅크론(Bank Loan)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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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론은 기업자산을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고 다른 부채보다 우선 상환되기 때문에 ‘선순위담보’ 대출채권이라고 하며 이런 이유로 동일한 회사가 발행한 하이일드(고위험·고수익)채권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채무불이행에 따른 시니어론의 회수율은 71%로 하이일드채권(44%)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니어론의 대출금리는 라이보(LIBOR)금리에 따라 변동되며 일반적으로 라이보금리에 250~600bp 사이의 가산금리를 더해서 산정된다. 라이보금리란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인 영국 런던에서 우량은행끼리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말한다.

시니어론과 하이일드 모두 투기등급기업의 대출과 채권이어서 두 자산의 성격이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시니어론은 담보부대출이기 때문에 무담보채권인 하이일드보다 기대수익률이 낮다. 그러나 부도율이 낮고 유사시 회수율도 71% 수준이어서 하이일드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이다.


그렇다면 시니어론에 투자해도 괜찮은 걸까. Q&A 형태로 알아봤다.

Q. 만약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라이보금리가 상승해 시니어론의 대출금리도 올라갈까.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라이보금리는 사전에 합의한 최저보장수준을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대부분 시니어론의 최저보장수준은 0.75~1.75% 수준이다. 따라서 라이보금리가 그 이상으로 상회해야만 실제로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7월 말 기준 라이보금리가 0.3% 수준임을 감안하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곧바로 시니어론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두번 이상의 금리인상을 통해 라이보금리가 최저보장수준을 상회할 때 비로소 대출금리 상승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Q.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일반적인 채권처럼 시니어론도 가격하락에 따른 손실이 생기지 않을까.

A. 결론부터 말하면 시장금리 상승 시 시니어론의 가격하락은 일반적인 채권에 비해 제한적이다. 일반적인 채권은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은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상승하는 역의 관계다. 그러나 시니어론은 단기금리인 라이보금리 기준으로 평균 60일마다 변동금리가 적용돼 약 0.12~0.16년의 단기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을 가지기 때문에 금리변화에 따른 가격변동이 적어 시장금리 상승 시에도 가격하락은 제한적인 특성이 있다.

Q. 두번 이상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져야 시니어론의 대출금리 상승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시니어론에 지금 투자하는 것이 맞나.

A. 시니어론은 선순위담보가 존재해 회수율이 71%에 달하지만 결국에는 하이일드와 상관관계가 높은 투기등급의 위험자산이다. 따라서 시니어론에 투자할 땐 대출금리의 수준보다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우세하다면 시니어론의 자금유출로 이어지고 가격은 하락하게 될 것이며 반대로 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우세하다면 시니어론에 자금이 유입돼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현재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과거보다 매우 높아졌으며 이는 곧 미국의 경기회복과 동시에 투자자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니어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Q. 시니어론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검토해야 할 리스크 요인은 무엇인가.


A. 먼저 당초 전망과 다르게 신용이벤트가 발생하면 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지난해 4월 미국의 전력회사인 에너지퓨처홀딩스(EFH)가 파산(미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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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파산규모로는 역대 10위 규모)하면서 투기등급 대출과 채권의 신용위험이 상승했고 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악화돼 시니어론의 자금유출이 발생했다. 시니어론의 경우 에너지산업 비중이 적지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또 시니어론의 초과공급도 가격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시니어론 공급이 증가하면서 시장규모가 성장했지만 수요가 그만큼 뒷받침되지 못해 가격이 하락한 경험이 있다.
앞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이 진행된다면 시니어론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투자자들은 투자를 결정하기 전, 2년 이상의 투자기간을 염두에 둬야 할 필요가 있으며 투자자 자신의 투자성향과 포트폴리오 차원의 고민도 병행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