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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원맨뮤지션 SV(김수빈)라고 합니다. 저는 흑인음악과 일렉트로닉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Q. 예명의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별 의미는 없고 그냥 제 이름이 김수빈이라서 SV라고 합니다. 원래 2집까지는 본명으로 활동을 했었는데 요즘엔 제 이름이 흔한 이름이라 검색순위에서도 밀리고 해서 3집부터는 심볼로서 써왔던 SV라는 이름으로 바꿨습니다. 사실 1집 발매 전까진 urbandis(어반디스)라는 예명을 사용했었는데 사람들이 영어로 써놓으면 잘 읽지도 못하고 어려워하는 것 같아서 본명으로 바꿨다가 또 SV로 바꾼 건데.. 어차피 유명하지 않으면 다 부질없는 짓인가…싶네요…하하
Q.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원래 중3때까지는 만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일찌감치 그림에 소질을 발견했고 좋아하기도 해서 쭉 그림을 그려왔었는데, 제가 중3이던 그 무렵 만화 ‘힙합’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고 비보잉, 댄스, 힙합문화가 성행하던 그런 시기라 저도 그냥 친구들 따라서 복도에서 괜히 춤춘다고 깔짝거리고 에쵸티나 젝키 안무 따라하면서 수련회 장기자랑도 나가고..그랬었는데 고1때 학교축제에서 어떤 사람의 춤이 저를 완전히 사로 잡았어요.
김철연이라는 분인데 2009년 1집 발매도 하셨고 케이팝스타도 출연하셨어요. 아무튼 그 형의 춤을 보고 그냥 그 형처럼 되고 싶어서 춤을 추기로 결심하고 그 형이랑 친해져서 그 형 집에 놀러갔더니 그 형의 형께서는 작곡을 하고 계셨어요. 근데 그 형의 음악도 제가 기존에 들어왔던 가요보다 훨씬 더 좋은 거에요! 철연이형의 형은 Acid-K라고 제가 언제나 존경하는 최고의 뮤지션이세요. 그 후 그 형제들이 제 롤 모델이 되어 그 형들처럼 되고 싶어서 음악을 하다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Q.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제가 가진 색깔이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제가 꾸준히 보여 드린 음악적 색깔은 90년대 감성의 편곡과 사운드입니다. 다만 소개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저는 장르를 한정 지어서 음악을 하지 않고 제 능력이 되는 한도 내에서 그 때 그 때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한 앨범에서도 트랙들의 분위기가 각기 다른 편이고요. 표현의 방식에 있어 어떤 얘기는 랩이 어울리기도 하고 노래가 어울리기도 하고..사람이 어쩔 땐 기쁘고 어쩔 땐 슬프듯이 댄스곡을 만들고 싶을 때도 있고 감성적인 곡을 만들고 싶을 때도 있어요. 여러 장르를 섭렵하는 것은 제 음악인생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Q.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하셨다고 들었는데 새 앨범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앨범까진 아니지만 지난 7월 발매된 디지털싱글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타이틀명은 ‘내버려 둘 수 없는 사람’인데요 제목 그대로 신경이 쓰이는 사람을 생각하다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사랑노래입니다. 이 곡은 제가 두 가지 버전으로 작업을 해서 수록을 했습니다. 80‘s Elec Dance Version과 Original Simple Version으로 각각 편곡을 했구요. 80‘s Elec Dance Version은 말 그대로 80년대 전자음악의 정취가 느껴지는 댄스곡이고 Original Simple Version은 사실 80버전보다 더 먼저 작업을 했던 버전인데 90년대의 심플한 뉴 잭스 윙 곡이라고 보시면 될 거에요.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곡은 무엇인가요?
직접 곡을 쓰는 싱어송라이터들이 모두 그렇듯 저도 제가 쓴 모든 곡들이 다 소중하지만 아무래도 작업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인 곡들은 몇 개 있기 마련인데요, 제가 스스로 제 노래들 중 시사 3부작이라고 생각하는 (인식부재의 시대, 너의 생각, 우린 또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뤄야만) 곡들 중 ‘우린 또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뤄야만’이라는 곡의 가사를 쓸 때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이 곡은 2014년 4월 세월호참사가 터지고 나서 몇 개월간을 고민하다 완성한 곡인데요, 공동체의 신뢰와 공감능력의 상실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감정들만 담는 노래라면 가사를 쓸 때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편인데 이런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는 곡들을 작업할 때는 많은 것들을 생각해야 해서 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합니다. 많은 기사, 사설, 책같은 참고가 될 만한 글들을 많이 읽고 또 그것을 정리하면서 최종적으로 완성한 작품이 듣는 이로 하여금 의미가 있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계기를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저는 예술은 예술로써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문화컨텐츠를 만든다해도 예술작품으로서 함량미달이라면 결코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고 항상 제 자신에게 되내이면서 작업을 해요. 개인적으로 이런 피곤한 작업을 자주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데 시대가 자꾸 사회적인 노래를 부를 수 밖에 없게 흘러가서...
Q. 음악을 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면? 극복했던 나만의 방법은?
지금까지 음악을 포기하려 했던 순간이 딱 두 번 있었는데요 한 번은 2008년 카페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제가 타성에 젖어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을 때, 그리고 2013년에 영감이 고갈되어 더 이상 곡이 써지지 않았을 때였어요. 2008년에 막상 그만 두려니 제 방에 악기들, 장비들이 없는 상상을 해봤어요. 그런데 그게 정말 끔찍하게 두렵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께 내가 음악을 계속 했으면 좋겠는지? 아니면 이쯤에서 그만 두는게 좋을지? 질문을 던지고 그만 하라고 하면 그만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어머니가 ‘너가 아직 서른이 안됐는데 더 해봐라’라고 했을 때 저도 깜짝 놀랐어요. 우리 어머니가 원래 열린 생각으로 저를 지원해주시지만 그 정도까지 일 줄은 몰랐거든요. 아무튼 제가 지금까지 음악을 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의 정신적, 물적 지원 덕분입니다. 우리 엄마는 최고의 엄마에요. 2013년엔 제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걸 다해봤는데도 안된다는 걸 인정하게 되고 홀가분하게 음악을 그만 둘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모든 걸 버리고 일을 다니기 시작했더니 다시 곡이 써지더라고요. 결국 저는 거기서 음악은 그만 두고 안 두고의 개념이 아니라 전혀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삶의 일부라는 걸 깨달았어요.
Q. 공연을 주로 어디서 하시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의도한 건 아닌데 제가 앞에서 얘기한 사회적인 노래들 때문에 어쩌다보니 시민단체같은 곳의 행사라던가 집회현장에서 공연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작년 5월부터 매주 일요일 홍대입구역 8번출구에서 진행하는 ‘잊지말라 0416’ 버스킹에는 고정적으로 공연 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선 기타나 건반을 연주하면서 어쿠스틱 랩으로 오픈마이크를 하는 공연장들에서도 종종 공연하고 있어요. 2013년에 4집을 마지막으로 음악을 접으려고 했다가 다시 하게 될 때 ‘어차피 음악은 죽을때까지 못 그만 둘거니까 그렇다면 음악으로 조금이나마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라는 결심을 했기에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저를 필요로 하는 자리에 가고자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 목표는 무엇인가요?
뭐 그리 거창한건 없고 앞으로도 계속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해나가면서 곡들이 모이면 또 앨범내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공연도 하고,존경하고 좋아하는 뮤지션들과 도움도 주고 받으면서 음악을 지속해 나가는게 저의 계획이자 목표입니다. 당장은 올해 정규5집 앨범발매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4집 이후 제가 작업한 곡들이 많아서 아마도 제 앨범중 2집을 이어 두 번째 2CD앨범이 될 것 같은데.. 제작방식을 어떻게 할지 많이 고민중에 있습니다.
<사진=SV(김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