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천대학교 총장 임기가 만료된 가운데 정부의 후임 총장 임명이 지연되자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1순위 후보자가 아닌 2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용키 위한 수순 밟기에 나섰다는 말까지 나돌자 대학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가 혼란에 빠졌다.

순천대 교수평의회는 19일 "정부는 헌법에 보장하는 대학의 자율성과 대학의 자치를 보장하라"며 긴급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당한 선정 절차를 통해 선출된 제8대 순천대학교 총장임용 1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즉각 임명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정부당국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1순위자의 총장임용이 지연되고 있는 사유를 명확히 밝히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총장 임용이 지연된 사유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가 학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순천대학교 총장 임용 추천위는 올해 6월 총장임용후자로 행정학과 정순관 교수와 사회체육학과 박진성 교수를 1순위와 2순위 후보자로 선정했다.

후보자들은 연구윤리위원회 검증을 거쳐 지난달 교육부에 추천했다. 하지만 한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는 총장 임명 작업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수평의회는 "만약 순천대학교 교수 일동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당국에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순천대 교수평의회 김정빈 의장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라 이날 회의에서도 논란은 있었지만, 그런 결과(1순위가 아닌 2순위 후보자가 총장에 임명될 경우)가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2순위 후보자가 총장에 임명된다면)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당사자는 물론 구성원들과 현명한 지혜를 모아 적극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제8대 순천대학교 총장 정상적 임명을 촉구하는 교수 일동'도 "총장임기가 만료됐지만 아직 신임 총장이 임명되지 않은 것은 '정부가 1순위 후보자가 아닌 2순위 후보자를 임명하려 한다'는 소문이 사실이 될 조짐이 농후해 보인다"고 발끈했다.

이들 교수들은 "만약 그런 사태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원천적으로 유린하고 파괴하는 처사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무런 결격 사유도 제시함이 없이, 합법적 절차에 따라 대학 및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총의로 선출된 순천대학교 총장 당선자를 부정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만인이 지탄하는 선거불복이 아니고 그 무엇인가?"라며 총장 임명에 뜸을 들이고 있는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17일 총장 직무대리에 이 학교 교무처장인 성치남 생물학과 교수를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