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게시글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파워 블로거 개인에게 법원이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통상 명예훼손 배상액이 1000만원을 넘는 경우가 드문 점을 감안할 때 인터넷 공간에서의 명예훼손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서울고법 민사12부(부장판사 김기정)는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57·여)가 파워블로거 이모 씨(52·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에서 선고한 배상액 500만원에 1500만원을 더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씨는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정씨에 대해 “또 다른 듣보잡 극우? 정미홍의 과거 행보 모아 보니 충격!” “정미홍이 성추행 윤창중을 미친 듯 옹호하는 이유” 등 인신 공격성 글을 8차례 올렸다.
지난해 9월 1심에서는 배상액을 500만원만 인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은 현실과는 달리 일회적이거나 휘발적이지 않고 피해가 광범위하다”며 배상액을 2000만원으로 늘렸다.
재판부는 이씨가 일일 평균 방문자 수가 3~4만명에 이르는 파워블로거로서 인터넷상에서 영향력이 매우 크고, 정씨에 대한 글이 게시되면서 블로그 방문자들이 정씨를 비방하는 댓글을 다는 등 피해가 급격히 확대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명예훼손 부분에 대한 삭제 요청을 받았음에도 삭제하거나 수정하지 않고 오히려 비판하는 글을 추가로 게시했는데 이는 건전한 비판의 차원을 넘어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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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홍' /사진=전미홍 트위터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