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치역 7번출구 풍림지하상가 입구 '커피팟'. 점심을 먹고 나면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곳은 아메리카노 한잔이 1000원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단순하게 커피값이 싸다는 이유로 손님이 줄을 서지는 않는다. 뭐든지 잘 파는 사람을 찾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던 필자에게 커피팟이 눈에 들어 온 것은 1년 전이다.
5평 남짓 매장은 대부분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상호가 바뀌던 곳이라 커피팟이 들어왔을 때도 '몇 개월을 버틸까?' 의문이 들었다. 1층 대로변에는 스타벅스, 공차 등 쟁쟁한 커피숍만 5군데가 넘는다. 하지만 우려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입맛 까다로운 주변의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고 나면 점점 길어지는 대기시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삼삼오오 커피팟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간다. 눈대중으로 어림잡아 봐도 하루 수백잔은 거뜬히 판매되는 것 같다. 40대의 신 사장을 만난 것은 몇개월이 지난 후였다. 신 사장은 횟집과 당구장 등 몇 가지 일을 하다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했고 급기야 잘 되던 음식점마저 문을 닫았다.
장사하며 지인에게 급전을 빌린 것이 족쇄가 돼 사채 이자를 갚아가야 했는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느라 사는 재미마저 잃고 말았다.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신 사장을 일으켜 세운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직장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의 작은 커피점을 보면서 의문을 품게 된 신 사장. 유동 인구가 많고 목이 좋은 곳인데 왜 장사가 안될까.
신 사장은 발품을 팔아 5평 이하의 목이 좋고 유동인구가 풍부한 곳을 찾아 나섰다. 마침내 여의도에서 한 곳을 발견하고 권리금 없이 들어갔다.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수천만원의 권리금을 받고 커피팟 1호점을 성공적으로 분양할 수 있었다. 이후 짬짬이 발품을 팔아 발견한 곳이 대치동 커피팟이다. 신 사장은 매일 500~800잔의 커피가 팔린다고 살짝 귀뜸했다. 몇몇 외국 브랜드 커피는 비싼 가격에 관계없이 브랜드의 힘으로 단골손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학원가로 둘러 싸인 이곳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커피팟의 선전은 놀라웠다.
“권리금이 없이 5평 이하에서 시작하고 인테리어도 직접 해서 창업비용을 최소화했어요.” 쿠폰을 만들어 세밀하게 이벤트 전략도 구사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커피맛인데 값이 싸도 맛 없으면 요즘은 손님이 오지 않죠.” 그녀는 최상의 원두와 손맛으로 외국브랜드 커피에 버금가는 맛을 낸다.
신 사장은 좋은 원두와 과일쥬스 재료를 준비하기 위해 새벽 일찍 일어나 재료를 준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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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이런 식으로 커피팟을 분양한 것이 2~3곳 늘었다. 커피팟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인들이 모여 들었고 대치동 커피팟 신 사장에게 배운 뒤 신규점을 오픈하면 분양을 받아서 독립한다. 행복한 부자가 된 사람들은 무엇이든 잘 파는 탁월한 장사꾼들이다. 하루하루 희망을 써나가는 신 사장의 모습에서 행복한 부자의 모습을 그려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