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과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종단 개입' 논란으로 내홍에 휩싸인 동국대의 이사 전원이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동국대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회는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이사회를 마친 뒤 브리핑을 열어 "현 이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전원 사퇴한다" 면서 "현재 단식과 농성 중인 학생, 교수, 직원, 동문 등은 즉시 단식과 농성을 그만두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단식과 농성을 그만두지 않을 때 전원 사퇴는 무효로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지난 10월15일부터 50일간 대학본부 앞에서 단식을 시작한 부총학생회장 김건중씨는 이날 오전 건강이 악화돼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논문 표절 논란이 있었던 보광스님이 총장에, 사찰에서 문화재를 절도한 의혹 등이 불거진 일면스님이 이사장에 선임되자 이들의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이사회는 법인 운영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새로운 임원을 선임하고 이사회를 새고 구성했다. 그러나 이사장과 함께 퇴진 요구를 받아 온 총장 보광스님은 거취를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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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이사회가 열리는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본관 앞에서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총장과 이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