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캐나다 몬트리올대 아닉 베라드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임신 4~9개월에 프로작(Prozac)과 졸로프트(Zoloft) 같은 선별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한 산모들은 아이가 7세까지 자폐증 진단을 받을 위험이 약을 먹지 않은 경우보다 87%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소아학회지에 실렸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은 임신한 여성 10명 가운데 많게는 1명 정도가 우울증을 겪고 있고, 부작용이 적어서 선별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계열 항우울제가 가장 선호되는 처방약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산모들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아에게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항우울제란 정확히 무엇이고, 부작용 및 개선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정리했다.
◆항우울제란 무엇인가
항우울제(antidepressants)는 우울한 감정에 지배되는 억울감을 소멸시키는 작용을 하는 약이다. 우울증과 조울증을 비롯해 강박신경증, 공포증 등 신경증 치료에 쓰인다.
크게 삼환계 항우울제(TCAS),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모노아민산화효소 저해제(MAO inhibitors)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현재는 이미프라민(imipramine), 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 등 삼환계 항우울제에 더하여 사환계인 것도 사용된다. 최근에는 더욱 새로운 화학구조를 갖는 약들을 사용한다.
우울증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는 질환으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슬픔, 절망, 비관, 분노, 피로 등의 부정적인 기분 상태가 지속된다.
이러한 기분을 조절하기 위한 항우울제는 뇌에서 분비되는 기분 조절과 연관된 여러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로 인해 항우울제만 먹으면 우울증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화학물질의 양을 조절해 기분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항우울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본인에게 일어난 나쁜 일이 해결되거나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항우울제를 먹는다는 사실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무조건 빨리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성급한 판단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인생의 상당기간동안 먹어야 할 수도 있다. 유전적인 문제가 있다면 장기 복용을 통해 개선해나가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약에 중독됐기 때문이 아니라 우울증이 손쉽게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약 복용 기간이 늘어나는 것일 뿐이므로 스스로 약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무작정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항우울제의 부작용 및 개선점
항우울제의 일반적인 부작용은 기립성 저혈압, 불면증, 조바심, 성기능 장애, 체중 증가, 메스꺼움, 두통, 설사, 진정작용, 항콜린 작용, 간질이 약하게 온다. 이러한 증상이 어떤 사람에게 나타날지, 얼마나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보통은 메스꺼움, 두통, 조바심 등은 2주 안에 사라지고, 체중 증가나 성욕 감퇴 등은 좀 더 극복하기 어려운 부작용이다. 다행히 약을 절대 먹어선 안 될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체로 약을 바꿔주면 부작용이 개선된다.
종종 약을 먹다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기분이 개선되고 회복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다고 임의적인 판단 하에 마음대로 약을 끊어선 안 된다.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개선 정도와 금단 현상 등을 함께 고려해 복용량을 조절하고 약을 줄여나가야 한다.
또한, 우울증은 세로토닌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초래되는 복잡한 기전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약을 한 번에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항우울제의 효과를 미심쩍어할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부작용이 따를 수도 있지만 전문가와의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개선 가능하다. 자신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을 체크하고, 개선 정도를 감안해 약의 종류와 복용량을 조절해나가면 보다 건강하게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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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