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카페에서 "상계동은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따뜻하게 품어주신 정치의 고향이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용기를 주시는 마음의 고향"이라며 노원병 출마 취지를 밝혔다. 이 자리엔 안 대표의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도 함께했다.
그는 "상계동을 떠나지 않겠다고 여러 번 약속드렸다. 부산으로 가라, 서울 어디로 가라,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이곳에 남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많은 분들이 '요즘 안철수 얼굴이 예전 같지 않아', '이제 정치인 같아', '늙은 것 같아'라고 걱정해준다"며 "'해맑게 웃던 옛날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 솔직히 정치가 쉽지만은 않다"면서도 "그래도 좋을 때는 물론이고 어려울 때도 말 걸어주시는 상계동 주민들이 계셔서 잘 견디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안 대표는 이어 "평소 도통 말이 없는 아내가 '괜찮다. 손가락질을 받아도, 호사가들의 안주거리가 돼도, 언론의 조롱거리가 돼도, 여의도의 아웃사이더가 돼도, 소위 정치 9단의 비웃음거리가 돼도 처음 시작할 때 그 마음만 변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했다"며 "아직 많이 부족하다. 정치권의 낡은 관행·관성 앞에서 지난 3년 반은 짧았고 저는 부족했다. 그래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여러분이 보내주신 기대와 희망을 아직 현실로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하지만 약속 드린다. 지금까지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주신 상계동 주민 여러분께 보답하기 위해서 더 힘차게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포기할 일이었으면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국민이 제게) 정치를 배우라고 한 것이 아니지 않나. 정치를 바꾸라고 하시지 않았나. 제가 상계동에서 다시 시작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제가 꿈꾸는 상계동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는 허황되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변화로부터 우리의 삶을 오늘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인간에 대한 존엄과 예의가 금수저, 흙수저, 수저 색깔에 따라 정해지지 않는 사회를 희망한다"며 "내 딸과 아들이 강추위 속에서 소녀상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미래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희망은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며, 이런 희망과 꿈은 정치에서 시작할 수 있다"며 "정치는 상상하고 꿈꾸는 일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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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8일 서울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 내 카페에서 4.13 총선 노원병 출마 선언을 마친 뒤 부인 김미경 교수와 포옹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