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이 은행권의 핀테크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NH농협금융은 지난해 말 출범한 NH핀테크혁신센터를 통해 범농협 차원으로 핀테크를 확대하고 미래금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서대문구 웨스트게이트타워 9층에 위치한 NH핀테크혁신센터는 전용면적 462.8㎡ 규모로 핀테크기업과 사업을 제휴하고 창업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NH농협은행은 물론 농협상호금융과 증권, 생명·손해보험 등 범농협계열사가 참여해 핀테크사업에 집중하고 시너지를 창출한다.
NH핀테크혁신센터는 금융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의 연구개발 및 공개, 자금지원뿐 아니라 특허, 경영, 마케팅 등을 종합 지원한다. 아울러 핀테크 관련 특허전문기업인 비즈모델라인에서 맞춤형 특허컨설팅을 제공한다. 핀테크기업은 혁신센터의 사무공간을 비롯한 다양한 부대시설을 이용하고 세미나실에서 열리는 정기강연, API 개발자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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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회장. /사진제공=NH농협금융지주 |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은 NH핀테크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농협계열사들이 합심해 금융플랫폼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핀테크기업에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핀테크기업에는 성장의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 금융API 제공…핀테크기업과 윈윈
NH농협은행은 핀테크에 적극적인 은행으로 손꼽힌다. 그동안 농어민 주도의 전통적인 은행 이미지를 깨고 혁신적인 핀테크전문은행으로 떠오른 것.
농협은행은 금융권 최초 핀테크기업에 금융API를 제공하는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오픈플랫폼은 금융 API를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지원하는 환경을 말한다. 지난해 말 농협은행이 공개한 API는 금융API 36개와 핀테크기업의 관리업무에 필요한 서비스관리API 17개 등 모두 53개다. 현재 더치트(자산보호), 쿠노소프트(자산관리), SK플래닛(간편결제) 등의 핀테크기업이 농협의 금융API를 활용해 핀테크기술을 개발 중이며 농협은행은 올해 100여곳의 핀테크기업에 API를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이 오픈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표준화된 금융API를 제공하면 핀테크기업은 이를 활용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며 “올해 100개 기업과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오픈플랫폼 활성화 프로모션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NH스마트금융센터는 농협은행과 농협상호금융의 비대면채널을 활용한 일종의 사이버지점으로 금융상품마켓, 스마트상담센터, 자산관리서비스 등의 업무를 빠르게 처리한다. 고객은 금융상품마켓에서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를 통해 예금·펀드·대출 등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우대금리 신청, 대출약정서 작성·실행 등의 업무를 볼 수 있다. 스마트상담센터에서는 전화, 채팅, 전자우편 및 화상 등 비대면채널을 통해 전문상담사와 금융상품에 대해 상담할 수 있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대출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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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핀테크혁신센터 개소식. /사진제공=NH농협금융지주 |
이밖에도 농협은행은 핀테크를 활용한 중금리대출 ‘30CUT-NH론’(가칭) 개발에 나섰다. 지난 2월 B2P플랫폼업체 비욘드플랫폼서비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농협은행은 기관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30CUT-NH론은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기존 카드대출을 대환하는 P2P대출이다. 기존 P2P대출은 대부업으로 등록돼 고객의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있지만 농협은행이 참여한 30CUT-NH론은 이 같은 우려를 줄일 수 있다.
서기봉 농협은행 부행장은 “최근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인터넷전문은행, P2P대출 등으로 대표되는 중금리대출시장에서 핀테크를 활용한 신상품 개발과 상품운용으로 핀테크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 확대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서비스에 핀테크를 활용한다. 고객은 자산현황을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상담받을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자산관리전략을 다시 짤 수 있다. NH투자증권의 로보어드바이저 ‘QV 로보 어카운트’(QV Robo Account)는 개인별 재무목표에 따른 맞춤 매매전략 제시, 상장지수펀드(ETF) 자동매수, 목표수익률 도달 시 매도를 안내해준다. 현재 코덱스 200, 코덱스 레버리지, 코덱스 중국본토A50 등 3가지 ETF에 투자할 수 있으며 관련 투자정보를 알려준다.
또 지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모바일에서 계좌를 만들 수 있는 ‘1미닛(minute) 계좌개설’도 눈에 띈다.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휴대폰 문자메시지 인증, 신분증 촬영, 소액이체입금 등의 과정을 거치면 계좌가 새로 개설된다. 특히 본인 확인을 위한 이체입금과정에서는 NH투자증권 계좌번호를 입력하는 대신 휴대전화번호를 넣어도 돈을 이체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 증권계좌를 개설한 후에는 지점 방문 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와 연금저축계좌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NH투자증권은 핀테크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편의점에서도 증권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편의점 금융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비대면 계좌개설을 위한 공동마케팅을 실시키로 했다. NH투자증권은 금융회사가 운영하던 ATM(은행자동화기기)을 편의점에 배치한 CU 365 캐시존에서 무료 출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앞으로 증권계좌개설 등 비대면으로 가능한 금융업무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온라인 금융서비스가 중심이 되고 오프라인 접점은 보조적인 채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핀테크시대를 맞았다”며 “새로운 금융아이디어와 IT기술을 접목해 고객이 더 편리하고 쉽게 증권서비스를 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