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20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진영 의원(서울 용산·3선)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에 여권이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려는 듯 말을 아꼈으나 당 내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은 진 의원을 거칠게 비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진 의원과 관련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진 의원이 '원조 친박' 인사로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았고 이번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쳤던 만큼 청와대 내부에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진 의원이 기초노령연금 공약 파기에 반발해 장관직 사의 표명을 한 이력이 있는 데다, 진 의원이 20일 박 대통령과 친박계를 겨냥해 "그들은 통치를 정치라고 강변하면서 살벌한 배격도 정치로 미화했다"고 비판하며 제1 야당인 더민주 입당을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친박계 의원들은 이날 진 의원은 물론 진 의원을 영입한 더민주에 대한 날선 비판을 서슴없이 내놨다. 한 친박계 초선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새누리당에서 온갖 혜택과 권력을 다 누리고 현 정부에서 복지부 장관까지 한 사람이 아무 철학도 없이 공천에서 탈락하자 기다렸다는 듯 야당으로 가서 본인 지역구에 다시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 불신을 부추기고 구태 정치를 재현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제가 추구한 '초심의 정치'는 완전히 좌초되었다. 대한민국주의자로서 새 깃발을 들었다"며 더민주에 입당했다.

20대 총선 공천배제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진영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 입당을 선언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대 총선 공천배제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진영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 입당을 선언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