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이 평양시 대성산 구역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생모 고영희의 무덤을 잘 꾸며놓고도 고영희의 출신 배경 등으로 인해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대성산 일대를 촬영한 구글어스 사진 3장을 분석한 결과 "대성산의 푸른 숲을 배경으로 녹지 위에 커다란 (고영희의) 묘지가 있고 묘지 주변에는 대리석과 주차장 등이 있다"며 "묘지 좌우에는 각각 저수지가 있고, 소나무 숲과 잔디, 묘지 주변이 잘 관리돼 있어 매우 중요한 사람의 묘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멜빈 연구원은 "고영희의 무덤이 2012년 5월에서 10월 사이 완공됐지만 지금까지 북한 매체가 이곳을 소개하거나 북한 주민이 방문한 적은 없어 보인다"며 "김정은 제1비서조차 이곳을 공식적으로 찾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멜빈 연구원은 북한당국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고영희의 묘지를 조성해놓고 이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아마도 북한이 고영희를 우상화하는 작업을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고영희가 일본 귀국자 출신이라는 점과 친척 중에 탈북자가 있다는 문제 등이 있다"고 전했다.

RFA는 이에 대해 "김정은 제1비서의 외할아버지, 즉 고영희의 아버지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친일분자'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고영희는 일본에서 태어나 북한으로 간 재일동포 출신인데다 고영희의 언니인 고영숙은 탈북해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외삼촌인 고동훈도 탈북해 유럽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 작업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스1(커티스 멜빈 연구원 제공)
/사진=뉴스1(커티스 멜빈 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