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서울 강서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후보와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가 어제(31일) 합의한 야권단일화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더민주 한 후보와 국민의당 김 후보는 지난달 31일 저녁 여론조사와 국민배심원제를 5대5로 병행하는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를 두고 야권 안팎에서는 서울과 수도권 단일화 협상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오늘(1일) 양측은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극심한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가 물 건너간 모양새가 됐다. 당초 두 사람은 '다시민주주의포럼' 중재 하에 이날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 강서병 단일화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후보는 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김 후보는 "여론조사 문항과 관련해 이견이 있어 논의 중"이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이와 관련 "이미 전날 합의가 된 사항"이라고 맞섰다.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해 한 후보는 정당명 표기, 김 후보는 중앙당(국민의당) 지침에 따라 후보명만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양측 간 진실공방이 벌어진 모양새가 된 가운데 '다시민주주의포럼'은 더민주 한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양춘승 다시민주주의포럼 대변인은 "한 후보의 주장이 맞다"고 말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당에서 '당명이 없는 여론조사 100%'를 고집한다면 한 후보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고, 객관적으로 봐도 말이 안되는 일"이라며 "협상의 앞날이 썩 밝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강선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당) 중앙당의 뜻에 따른 합의 번복으로 너무나 안타깝다"며 "'정당명은 삭제하고 하라'는 국민의당 지침은 정당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국민의 눈을 반쯤 가리겠다는 것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4·13총선 서울 강서구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단일화 합의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4·13총선 서울 강서구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단일화 합의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