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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선거가 끝나고도 높은 주가를 유지하는 정치인 테마주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실체 없는 테마주의 허상을 쫓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며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정치인 이름만 들어가면 ‘급등’
테마주는 어떤 이슈에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동종기업을 묶은 무리다. 정치인도 이슈가 되면 테마주로 분류할 수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큰 폭의 등락을 보인 테마주는 ‘안철수 테마주’, ‘김무성 테마주’, ‘유승민 테마주’ 등이다. 이들 주가는 정치인들의 지지율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른바 안철수 테마주의 대장격인 안랩은 지난 4일 14.48% 상승한 6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2거래일 간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3거래일째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기간동안 안랩은 18% 가까이 급등했다.
또 다믈멀티미디어는 지난달 31일부터 상승세를 시작해 5거래일 만에 50% 올랐다. 써니전자도 안랩이 급등했던 지난 4일 단 하루 만에 20%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날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3월 첫주보다 3.3%포인트 상승한 14.8%를 기록했다.
안랩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이다. 2012년 안철수 대표가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에도 주가가 10배 이상 급등했다. 다믈멀티미디어는 정연홍 대표가 김홍선 전 안랩 대표와 대학원 동문이다. 써니전자는 송태종 전 대표가 안랩 출신이라는 점에서 테마주로 묶였다.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하면서 관련 테마주도 들썩였다. 유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발표한 지난달 24일 대신정보통신은 단 2거래일 만에 35% 넘게 급등했다. 삼일기업공사도 같은 기간 50%가량의 상승률을 보였다.
유승민 테마주는 이재원 대신정보통신 대표와 박종웅 삼일기업공사 대표가 유 의원과 같은 위스콘신대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로 만들어졌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우성아이비는 인터넷 투자동호회 등에서 ‘오세훈 테마주’로 불리며 급등했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에 2700원대 주가는 5거래일 만에 4600원으로 치솟았다. 결국 우성아이비는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실체 없는 테마주, 피해 보상도 어렵다
이 같은 정치인 테마주가 주식시장을 뒤흔들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선거가 끝난 후 주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검증되지 않은 기대감에 오른 주가는 거품처럼 꺼지기 마련이다.
2007년 제17대 대선 당시 이화공영은 ‘이명박 테마주’로 묶이며 800원대 주가가 불과 8개월 만에 2만5000원을 넘어섰다. 30배 넘게 부풀어 오른 주가는 대선이 끝난 후 급락을 거듭하며 최근까지도 2000원 초반 선에 머물렀다.
이렇듯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연출되자 금융당국은 정치 테마주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될 경우 즉시 감독기관에 통보해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치인 관련 테마주는 소문에 따른 수요가 유입되며 주가가 부풀려진 경우가 많다”며 “실제 테마주에 불공정 행위가 있더라도 피해자가 보상받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