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결과 새누리당이 의석수 122석을 확보하는 데 그치는 등 참패한 가운데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반면 '비박(비 박근혜) 학살' 공천 논란의 중심이었던 무소속 대구 동을 당선자 유승민 의원은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새누리당 이 위원장은 4·13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박 학살' 공천의 총대를 멨다. 유 의원에 대해 이 위원장은 후보자 등록기간 전날인 지난달 23일까지 대구 동을 선거구 공천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23일 밤 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며 언급한 바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1조 2항)"라는 '헌법 정신'이었다.


파장은 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대구 동을을 비롯해 비박계 의원들이 학살된 지역구 5곳에 대해 공천을 동의하지 않는 등 '옥새 투쟁'을 벌였다. 총선 본투표에서는 친박계 의원들이 줄줄이 낙선했다. 특히 최고위원인 김을동(서울 송파병)·이인제(충남 논산계룡금산)·안대희(서울 마포갑) 후보가 '안방'에서 자리를 내줬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고 평가 절하돼온 유승민 의원은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다. 유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75.7%를 득표해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대구에서 무소속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레임덕(권력 누수현상)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4·13총선 대구 동을에 출마한 유승민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은 후 14일 새벽 대구 동구 유 후보 선거사무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4·13총선 대구 동을에 출마한 유승민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은 후 14일 새벽 대구 동구 유 후보 선거사무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