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수동의 한 아파트 단지 옆 작은 레스토랑이 입소문을 타며 북적이기 시작했다. '라 파브리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곳은 이탈리아 유명 요리학교 ICIF 출신 이희윤 셰프가 주방을 책임진다. '작업실'이라는 뜻을 가진 상호명에 어울리게 이 셰프는 요리에 들어가는 소스부터 식전 빵, 파스타의 면까지 직접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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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한별 기자 |
이곳은 셰프의 특기를 살린 이탈리안 요리뿐 아니라 프렌치나 스페니시 등 유러피안 스타일의 요리가 주를 이루고 와인에 곁들일 수 있는 작은 메뉴들도 선보인다.
셰프가 주력하는 메뉴는 '생면 파스타'다. 매일 아침 주방에서 계란으로 반죽해 만든 생면파스타는 차지고 촉촉한 생면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셰프가 가장 좋아하는 생면은 '탈리아텔레'다. 얇고 넓은 것이 특징인 이 면은 일반 건면보다 소스 흡수율이 높다. '가리비관자'와 '바질페스토 탈리아텔레'는 셰프가 추천하는 메뉴다. 싱그러운 바질소스가 밴 면 위에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듬뿍 갈아서 뿌려 특유의 풍미를 더하고 부드러운 가리비관자가 올라간다.
매콤한 토마토 베이스를 선호한다면 '오리 라구 탈리아텔레'를 권한다. 생오리를 해체한 뒤 뼈는 육수를 내는 데 사용하고 살과 껍질은 따로 분리한다. 살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썰고 껍질은 데친 뒤 은근한 불로 오리기름을 뽑아내는데 이 기름으로 소스를 만든다. 후추, 당근, 세러리 등과 와인을 넣고 졸인 라구소스 파스타는 묵직한 맛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파스타는 탈리아텔레면이 아닌 펜네(원통형의 숏 파스타)면으로도 즐길 수 있다. 펜네면 안쪽 구멍으로 소스가 사이사이 들어가 심심하지 않게 먹기 좋다.
색다른 메뉴를 원한다면 '고등어 스파게티'를 추천한다. 라 파브리카의 대표 메뉴이기도 한 이 파스타는 해산물을 잘 사용하는 셰프의 야심작이다. 신선한 고등어와 오일로 만드는 이 파스타는 전혀 비리지 않고 고소해 면과 잘 어우러진다.
특별한 날 제대로 정찬을 즐기고 싶다면 코스메뉴를 눈여겨볼 만하다. 에피타이저 메뉴인 문어콩피는 오랜 시간 저온조리과정을 거치는 조리법인 콩피로 문어를 조리해 식감이 한치보다 부드럽다. 야채스튜인 라타투이가 함께 나와 문어와 곁들여 먹는다. 메인으로 한우안심 스테이크(A코스), 한우안심 스테이크와 랍스터(B코스) 등이 나와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
맛있는 유러피안 요리에 와인이 빠질 수 없다. 셰프가 권하는 와인은 꽃향기, 구아바, 모과의 풍부한 향이 입안에 감돌며 오랫동안 여운이 남아 식전주로도 적당한 화이트 와인 '로버트 몬다비 휘메 블랑 리저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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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한별 기자 |
위치 6호선 상수역 3번 출구 직진 후 상수 두산 위브 아파트 골목 맞은편
메뉴 고등어 스파게티 1만7000원, 가리비관자와 바질페스토 탈리아텔레 1만7000원, 생오리라구 탈리아텔레 1만6000원, 로버트 몬다비 휘메 블랑 리저브 9만원
영업시간 (점심) 11:30~15:00 (저녁) 17:00~23:00/월요일 휴무
전화 02-323-2826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