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점포가 변하고 있다. 은행들은 지점을 통폐합하고 이색점포를 속속 선보인다. 이색점포는 고객의 스마트폰 이용확대, 핀테크 발전 등 디지털 라이프 고도화에 따른 새로운 점포전략이다. 그렇다면 은행의 미래점포는 어떤 모습일까. 국내에 점포가 가장 많은 KB국민은행과 이색점포 확대에 적극적인 신한은행의 담당부장을 만나 미래전략을 들어봤다.
◆이종민 KB국민은행 채널기획부장
① 대면-비대면채널 연계… 특화형 점포 강화
1123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한 KB국민은행은 점포 통폐합에 적극적이다. 이런 국민은행이 최근 점포를 속속 정리하고 대면채널과 비대면채널을 연계한 특화점포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점포전략을 책임지는 이종민 채널기획부장은 국민은행의 미래 점포유형을 총 3가지로 소개했다.
“국민은행은 일반 영업점보다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애프터뱅크’, 외국인이 밀집한 지역에 위치한 ‘외국인 중심형 특화점포’, 산업단지 또는 중소기업과 연계기능을 강화한 ‘기업밀착형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를 하는 스마트세대의 경우 금리의 경쟁력만큼 특화점포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대할 테니까요.”
국민은행의 에프터뱅크는 강남, 가산디지털단지, 우면동 등 총 5곳이다. 다른 은행들이 대형마트나 관공서 영업점의 시간을 일부 연장하는 것과 달리 유일하게 애프터뱅크를 따로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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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KB국민은행 채널기획부 부장. /사진제공=KB국민은행 |
② 1인 1점포 전략, 찾아가는 영업점 구현
국민은행은 찾아가는 영업점으로 불리는 ‘KB태블릿브랜치’를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KB태블릿브랜치는 여신·수신·카드, 각종 신고업무를 비롯해 외환·퇴직연금·자산관리·포트폴리오 설계 등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태블릿PC로 수행한다. 더욱이 방문판매법이 개정될 경우에 대비해 신탁과 펀드업무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은 몇번의 터치와 항목선택만으로 금융상품 가입이 완료된다.
“국민은행의 점포전략은 고객중심입니다. 기업이 있는 곳엔 기업금융, 아파트 등 주거단지는 개인금융, 자산가가 많은 곳엔 WM(자산관리)점포를 세워 고객맞춤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입니다.”
특히 국민은행은 현대증권 인수와 발 맞춰 복합점포를 늘리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안정적인 투자전략으로 고객들의 신뢰가 두터운 현대증권, 많은 점포와 PB(프라이빗뱅커)를 보유한 국민은행이 KB금융 계열사와 손을 잡으면 수익률이 높은 자산관리전략을 제시할 것입니다. 고객들은 KB복합점포에서 새롭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문봉기 신한은행 점포전략부장
① 사람 냄새나는 점포에 디지털기술 탑재
신한은행은 은행의 미래 점포가 고객과 은행직원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될 것으로 본다. 문봉기 신한은행 점포전략부장은 미래 점포가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파는 곳이 아닌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 점포에선 은행원도 변한다. 과거 영업지점에선 은행원이 신속성과 정확성을 갖춰 실수없이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는 게 중요했다면 최근엔 다양한 투자상품, 보험, 대출, 종합자산관리를 위한 상담역량이 요구된다. 단순한 금융업무는 스마트폰과 고도화된 디지털 디바이스가 맡고 은행원은 고객을 직접 만나 금융상담을 전담하는 상담가 임무를 수행한다.
“고객들은 평소에는 비대면채널을 선호하지만 정작 거래은행은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은행을 선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편리하고 빠른 은행거래는 비대면채널을, 전문적인 은행거래는 지점을 거칩니다. 신한은행은 비용 효율성 측면을 고려해 점포 수를 줄이지만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점포를 만들 계획입니다. 고객의 생활패턴을 파악해 디지털 기술을 탑재한 특화점포를 열고 이종업종과 협업한 이색점포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신한은행은 올 초 6~7개 영업점을 그룹으로 묶는 커뮤니티 협업체계를 도입했다. 영업점 간 협업을 통해 고객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고 지점 간 상호인력을 지원해 내점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영업점을 철저히 관리한다.
“미래 점포에서도 점포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신한은행의 미션인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고객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신한은행 점포의 전략이며 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최첨단 디지털기술을 입혀 고객의 금융고민을 해결해주는 플랫폼을 확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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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문봉기 점포전략부장. /사진제공=신한은행 |
② 무인점포, 해외진출 확대
신한은행의 무인점포 디지털키오스크는 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바이오인증으로 주말과 공휴일에도 계좌 개설·체크카드 발급·인터넷뱅킹 가입 및 비밀번호 변경 등 영업점 창구와 동일한 107가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은행거래가 없는 고객도 통장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 개선을 추진한다. 또 통신사를 통해 본인확인이 가능하도록 본인 인증절차를 간소화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글로벌시장에서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19개국에 141개 점포 및 사무소를 보유했고 최근 인도네시아 은행 2곳을 인수해 합병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래에는 국내시장을 뛰어넘어 해외시장에서 점포의 영향력을 키워야 합니다. 신한은행은 새로운 영업환경에서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금융, 최첨단 디지털기술을 갖춘 미래금융을 선보일 것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