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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특히 과거 5%대 이상 확정금리 상품을 판매했던 생명보험사의 경우 타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미 이달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한 보험업계는 조만간 공시이율을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돌려받는 보험금 더 줄어드나
시장의 예상을 깨고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1.5%에서 1.25%로 내리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금리 역마진 우려에 속이 타들어가는 모습이다. 금리가 인하되면 투자수익 감소로 보험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보험사들은 운용자금의 대부분을 채권으로 운용하고 있어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투자이익률이 보험계약자에게 약속한 금리보다 낮아져 2차 역마진이 발생한다.
생명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 3월말 기준 3.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사들의 주요 투자처인 ‘채권’ 수익이 떨어진 탓이다. 가뜩이나 곤두박질치는 자산운용 수익률은 기준금리 인하로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투자했던 고금리 자산의 만기가 차례로 돌아오고 새로 들어오는 보험료와 함께 재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고채금리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더 이상 장기투자처를 찾기도 어려워 갈수록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공시이율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부연이다. 공시이율은 은행의 이자와 같은 의미로 보험사가 운용자산이익률, 국고채, 회사채, 통안증권 등 시중 지표금리 수익률을 반영해 금리연동형 상품에 적용하는 금리다. 보험사가 공시이율을 낮추면 해당 상품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만기환급금이나 중도해약금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율을 떨어뜨려 고객에게 돌려주는 이자를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달 생보사들은 이미 공시이율을 일제히 내렸다. 삼성생명의 6월 기준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2.85%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떨어졌다. 한화생명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2.87%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연금도 2.72%로 0.03%포인트 떨어졌다. 교보생명의 저축성보험은 2.85%로 0.05%포인트, 연금은 2.70%로 0.04%포인트, 보장성은 2.90%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손해보험사들도 공시이율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삼성화재의 6월 기준 저축성∙연금∙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은 2.65%, 2.55%, 2.60%로 모두 전월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현대해상도 전월 대비 0.05%포인트 떨어졌고, 동부화재는 연금과 보장성은 전월보다 0.05%포인트, 저축성보험은 0.1%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3%였던 보험 상품의 평균 공시이율이 2%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보험사의 공시이율 산정에 당장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향후 수익성 악화 방어 차원에서 공시이율 조정이 있을 수는 있겠다”면서도 “보험 상품은 20~30년 장기로 운용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인하됐다고 이달부터 바로 공시이율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저보증이율 부담↑… 보험료 인상 가능성 제기
최저보증이율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저보증이율은 공시이율이 바뀌더라도 보험사가 꼭 보장하는 이율이다. 최저보증이율이 기준금리(1.25%)보다 높을수록 보험사 입장에선 손실이 커지는 셈이다. 대부분 1.5~2%대의 최저보증이율을 제시한다. 일부 보험사에선 최근까지 3% 이상을 보장하는 최저보증이율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최저보증이율 상품은 과거 5% 이상의 확정금리 상품처럼 향후 자산운용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역마진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최저보증이율을 1.25%보다 낮게 조정할 전망이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예정이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실제 지난 4월 생보사들은 3.0% 안팎이던 예정이율을 2.75~2.90% 수준으로 내렸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낮아지면 보험료는 5∼10% 오르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떨어졌다고 보험사에서 당장 보험료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향후 수익성 악화 방어 차원에서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조정할 수도 있겠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