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사진=임한별 기자
현대상선이 큰 고비를 넘었다. 이제 남은 건 새로운 해운동맹 가입이다.
10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해운업 구조조정의 핵심 난제로 꼽히던 용선료 협상을 사실상 타결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부터 용선료 협상을 진행해왔다. 최근 5개 컨테이너 선주들과 20% 수준으로, 벌크 선주들로부터는 25% 수준에서 용선료 인하 합의 의사를 받아내는 등 이달 중으로 모든 선주사들과 본계약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이번 협상을 통해 앞으로 3년6개월동안 지급할 용선료 약 2조5000억원 중 약 5300억원에 대해 일부는 신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장기채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이 기간 동안 53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지난 2월 발표했던 자산매각, 사채권자 집회, 용선료 조정을 내용으로한 자구안을 모두 완료하게 됐다.
◆새로운 형태의 구조조정 '성공적'
이번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은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을 통한 것이어서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형태의 시도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용선료 조정과 사채권자 채무조정은 법정관리 아래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대주주의 사재 출연을 시작으로 현대증권, 벌크전용선 사업부, 부산신항터미널 등 자산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개최된 총 5회의 사채권자 집회도 모두 가결됐다. 그리고 대주주 감자에 이어 이번 용선료 협상 타결까지 이해관계자 모두의 자발적인 동참 아래 완료됐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용선료 협상 등 모든 자구안이 마무리됨에 따라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을 얻었다”며, “자구안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채권단 등 모든 이해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모든 자구안이 완료 된 후 현대상선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매각 완료로 부채비율은 700%대로 하락했으며, 용선료 조정과 출자전환까지 마무리될 경우 400% 이하로 떨어진다. 이는 정부의 '선박 펀드' 지원 조건을 충족시킴으로써, 초대형‧고효율 컨테이너선 발주를 통한 선대 경쟁력 강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현대상선의 설명.
이를 통해 새로운 얼라이언스 가입 역시 한층 가까워질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13일 출범한 'THE Alliance'에서 참여가 유보됐지만, 이제는 경영정상화가 가시화되는 만큼 얼라이언스 가입이 기대된다.이를 위해 현대상선은 'THE Alliance' 멤버사들과 긴밀한 협의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