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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업계 총자산이 올 하반기 중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국내에 보험사가 처음 세워진 1945년 이후 71년 만이다.
하지만 불어난 몸집에 비해 내실은 빈약한 모습이다. 보험사마다 나름의 내실 다지기에 나서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선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4년간 최대 50조원가량의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금융시장 불안 요소가 더해져 보험사의 자본확충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보험자산 1000조 시대 '성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총자산은 977조593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생명보험의 총자산은 744조8821억원, 손해보험은 232조710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말 950조1000억원에서 4개월 사이 27조원 이상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 보험사 자산은 2003년 200조원을 돌파한 뒤 2008년 400조원, 2010년 500조원으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달쯤 보험사 총자산이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보험사의 총자산이 빠르게 증가한 원인은 노후불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실장은 "보험사의 자산이 은행이나 금융투자업에 비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며 "고령화 진행으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강해지고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가계금융자산에서 금융투자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은행의 주요 자산인 가계·기업대출도 증가에 한계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퇴직연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개인연금도 더 늘어날 여지가 있어 보험산업의 자산은 앞으로도 타업종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자산운용 다변화 절실
하지만 브렉시트, 초저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보험업계는 자산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분기 보험사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9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3% 하락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0.07% 떨어져 9.3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생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9%로 역대 최초로 3%대까지 추락했고 4월 말에도 3.9%를 기록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손보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은 1분기 말 기준 3.63%로 생보업계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보험부채를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하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2020년에 도입되면 보험부채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2020년까지 최대 50조원가량의 준비금을 쌓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적인 자본규제 강화 흐름으로 올해 지급여력(RBC)비율이 강화되는 것도 보험사에게는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다.
윤 실장은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률이 낮아지는데 수수료 부담은 늘어나 보험사들의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이미 많은 보험사가 해외투자에 나선 것처럼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돌파구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