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시장의 외형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대외변수에 따른 우려에도 출입국자 수가 늘면서 성장추세를 이어가는 흐름이다. 면세점시장의 덩치가 커지는 만큼 업체들의 경쟁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권사들은 경쟁심화에 따른 우려로 면세점주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지난해 사업권을 획득한 호텔신라(신라아이파크면세점)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갤러리아면세점63), 하나투어(SM면세점)의 2분기 실적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덩치 커지는 시장서 가열되는 경쟁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시장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조77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성장했다. 지난 한해 총 매출액의 62%로 절반을 넘어선 규모다. 지난해 시장규모가 9조2000억원이었으니 올 하반기에 상반기 수준만큼 성장한다고 해도 전년 대비 10.7% 증가하는 셈이다.

올해 면세점시장의 외형성장이 예측되면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점들은 브랜드 유치와 고객 확보를 위해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추세다. 기존 면세점 역시 치열한 경쟁에 일부 대응하고 지난 5월과 6월 각각 사업권이 만료돼 문을 닫은 워커힐면세점과 롯데월드타워점의 매출액을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7월 현재 서울에는 9개의 시내면세점이 있다. 이 가운데 5개 업체가 지난해 7월과 11월 신규사업권을 획득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63, SM면세점시내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영업을 개시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과 두타면세점은 지난 5월 면세점 운영을 시작했다.

여기에 관세청은 지난 4월 말 밝힌 바와 같이 올해 말 6개의 시내면세점사업자(서울 4개, 부산 1개, 강원 1개)를 추가 허용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초 신청을 마감해 두달여의 심사를 거쳐 신규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에는 서울 시내면세점사업자가 9개에서 13개로 늘어난다.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신규영업점들은 그 이전에 사업안정화 국면에 진입하기 위해, 기존점들은 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STOCK] 면세점 간판 늘수록 '속 빈 강정'

◆호텔신라: 판촉비 증가로 수익성 감소
한국투자증권은 호텔신라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9% 증가한 9619억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29억원으로 22.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시내점 매출액은 내외국인 출국자 수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항점은 영업장 면적감소 등으로 1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외형 증가에도 불구하고 감익이 예상되는 이유는 서울 시내면세점이 판촉활동 강화에 따른 비용증가로 수익성이 낮아진 탓이다. 또 인천공항점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해 적자를 지속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수익성 하락을 반영해 호텔신라의 실적 추정치를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9만2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내렸다. 다만 시장 내 입지에 기반한 성장성이 유효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낮췄다. 3분기부터 메르스 기저효과로 인한 실적세가 예상돼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STOCK] 면세점 간판 늘수록 '속 빈 강정'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프로모션 확대로 적자 지속
한국투자증권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2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83.2% 성장한 759억원으로 추정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억원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전년 대비 95.6% 감소한 수준이다. 백화점부문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할 전망이고 면세점부문은 제주공항 면세점 영업정상화와 서울 시내면세점 실적 가세로 361%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서울 시내면세점의 지속된 적자로 부진할 전망이다. 또 갤러리아면세점63의 적자는 72억원으로 추정된다. 갤러리아면세점63의 일평균 매출액은 6억~7억원 수준이고 우상향 곡선을 그리지만 프로모션 확대 등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목표주가를 9만5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하향했다. 하지만 63빌딩 수족관 ‘아쿠아플라넷63’이 31년 만에 리뉴얼을 마치고 재개장하면서 관광·쇼핑·먹거리 등을 엮은 마케팅이 기대돼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2000원으로 내렸다.


[STOCK] 면세점 간판 늘수록 '속 빈 강정'

◆하나투어: 계속되는 마케팅비·고정비 부담
하나투어의 2분기 매출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손실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나투어가 2분기에 13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13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돼 적자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투어의 적자전환은 본사실적의 경우 해외여행객 증가에 힘입어 매출 성장을 지속했으나 광고비 증가 등으로 이익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SM면세점 서울시내점은 전분기 대비 성과가 확대됐으나 마케팅·고정비 부담 등으로 계속되는 적자를 막지 못해 2분기에 72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나투어의 아웃바운드 여행 성과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하지만 실적 감소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9만7000원으로 낮췄다.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