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금융당국은 대출 문턱을 높인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지난 2월 수도권부터 적용하기 시작해 5월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올해 2~7월 가계대출 잔액은 약 30조원 가까이 늘었다. 늘어난 대출액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81.6%)이 차지했다.
이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서 빠진 아파트 집단대출 증가와 은행권에서 제2금융권으로 대출이 옮겨간 풍선효과 영향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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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실제 한국은행의 ‘2016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신규 분양물량이 늘고 재건축이 활발해지면서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115조5000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110조3000억원) 대비 5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잔액(486조8225억원)의 23.7%에 달한다.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가계부채 규모도 매분기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을 합친 가계부채 총액은 1223조6706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치다. 가계부채 총액은 2013년 2분기 이후 11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세는 국제적 기준으로도 위험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보다 4%포인트 증가한 88.4%로 비교 대상 18개 신흥국 중 1위이며 증가폭도 전체 신흥국 중 1위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현재와 같은 가계부채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는 우리 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부상한 가능성이 있다”며 “가계부채 관련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다양한 측면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