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가 끝난 지 한달 반이 흘렀다.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빠르게 회복했다. 브렉시트가 전대미문의 정치·사회적인 파장에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EU(유럽연합)의 초기 대응이 빨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브렉시트 이후 가장 우려됐던 건 EU 회원국의 연쇄 탈퇴였다. 그러나 EU가 브렉시트 후 영국이 회원국으로서 누렸던 각종 특혜를 받지 못할 것임을 천명한 데 이어 조속히 탈퇴협상을 진행하라고 압박하면서 오히려 회원국의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영국을 ‘본보기’ 삼아 다른 회원국의 추가 이탈을 막겠다는 EU의 강한 의지가 전세계에 전달되면서 EU 붕괴 우려가 해소된 것이다. 또 영국의 새정부 출범과 EU를 비롯한 유럽국가 범정부 차원의 정책공조가 브렉시트 파장을 완화할 수 있었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시기가 불투명한 점도 브렉시트가 경제적 이벤트로 전이되는 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영국이 EU에 유럽연합 탈퇴신청을 하지 않았고 새로 선출된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연내에는 탈퇴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유럽연합 탈퇴절차를 담은 리스본조약 50조 3항에는 회원국이 탈퇴를 요청한 뒤 2년 동안 탈퇴협상을 진행하도록 규정된 만큼 실제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려면 적어도 2년 반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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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브렉시트 투자전략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통화완화에 대한 국내 기대감이 전형적인 유동성 랠리로 연출됐다. 코스피지수는 브렉시트 직후인 6월24일 1925.24까지 하락했지만 외국인 순매수의 영향을 받아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가 상승하면서 지난 10일 2044.64로 6.2% 상승했다.
원/달러환율은 브렉시트 직후 1180원까지 상승하며 원화가 약세를 보였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원화 강세가 진행됐고 최근 S&P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한 영향으로 1100원을 하회했다.

지난 10일 기준 국고채 3년과 10년 수익률은 1.215%와 1.391%에 머물렀다. 지난 6월9일 기준금리 인하영향으로 국고채 수익률이 하락한 가운데 브렉시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수익률이 재차 떨어진 결과다. 브렉시트 때보다 각각 0.03%포인트, 0.11%포인트 낮아졌다.

종합해보면 안전자산인 국채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고 위험자산인 주식과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받았지만 외국인 자금유입으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브렉시트 이후 채권·주식자산별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대비한 자산관리 전략을 소개한다.


① 국내채권

하반기 국내금리는 경기 우려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하향안정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국내채권 투자를 추천한다. 금리하락을 적극 이용하려면 중장기물 위주의 투자가 효과적이고 투자시점은 추격매수보다 금리상승 시 저가매수하는 것이 투자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국내채권형펀드를 고를 때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금리 방향성과 크레딧 리스크를 나눠서 투자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 국내금리 하향안정에 따른 자본이득이 유효한 시점이지만 채권은 개별 기업의 크레딧 리스크를 포함하기 때문에 국공채를 제외하고는 어떤 채권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투자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이표가 상대적으로 큰 하이일드채권(고수익·고위험 채권)의 경우에는 금리 방향성보다 크레딧 리스크가 투자수익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지어 개별 기업의 파산이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원금을 상당부분 손해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신용등급 강등 우위의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할 때는 기대수익보다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고수칼럼] 미풍에 그친 브렉시트, 하반기 투자전략

② 국내주식

2012년 이후 지속되는 박스권 영향이 아직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지난 4년6개월 동안 코스피지수의 흐름은 1800~2100 수준의 박스권을 보였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현재의 주식시장 상승은 외국인 자금에 의한 유동성 랠리로 대형주 위주의 상승이며 그외 중소형주는 오히려 부진한 상황이다. 따라서 개별종목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보다는 위의 박스권 수준을 고려해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나 ETF를 활용한 박스권 투자를 추천한다.
또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노녹인(No-KI) ELS도 박스권 장세에서는 손실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투자가 유효하다. 다만 노녹인(No-KI) ELS의 경우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른 주가지수(홍콩 HSCEI지수, 유럽 유로스탁스50지수, 미국 S&P500지수 등)를 함께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코스피200지수뿐만 아니라 함께 활용되는 주가지수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③ 원/달러환율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 지표가 부진하면서 9월 금리인상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환율은 현재 1100원 전후에서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최근의 원화 강세가 달러의 순유입에 기인하는 만큼 12월 미국 금리인상 등의 시장 변화 시 다시 1100원 후반대까지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

시중에서 원/달러환율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외화예금이 대표적이다. 외화예금 외에도 미달러자산에 투자하는 펀드 중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도 원/달러환율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미달러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원/달러환율 외에 투자자산의 종류에 따라 투자결과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주식이나 하이일드채권 등 변동성이 큰 자산의 경우 그 영향도 크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미달러자산과 원/달러환율에서 모두 수익이 발생한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
[고수칼럼] 미풍에 그친 브렉시트, 하반기 투자전략
보다는 투자자 본인이 투자하고 싶은 자산이 미달러자산인지 원/달러환율인지 명확히 정의해 목적에 맞는 투자를 해야 앞으로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브렉시트 등의 세계적인 이슈와 저금리가 동시에 이뤄지는 금융시장에선 자신이 가진 투자자산을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자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시장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투자자산의 포트폴리오를 계속 조정한다면 성공적인 투자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