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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사진=뉴시스 |
◆12월 선강퉁 시행, “지켜봐야”
지난 16일 중국 국무원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오는 12월부터 선전과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 시행안을 승인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2014년 11월 상하이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 허용인 후강퉁 이후 2년 만의 자본시장 개방 조치다.
선전증시의 시가총액은 3조2000억달러(약 3500조원) 규모로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큰 시장이다. 선전증시는 ‘중국판 코스닥’으로 불릴 만큼 고성장하는 기술주와 의약, 청정에너지 등 분야의 기업들이 주로 상장됐다.
선강퉁도 후강퉁과 마찬가지로 양방향 거래가 가능하다. 해외투자자들의 선전A주 투자인 선구퉁과 중국인들의 홍콩주식투자인 강구퉁이 합쳐진 것이다. 전체 투자한도는 이번 선강퉁 시행과 함께 후강퉁도 모두 사라졌다.
선강퉁의 투자종목은 시장의 기대 수준보다 확대됐다. 선전A주는 시가총액 60억위안(약 1조원)을 웃도는 선전성분지수와 중소창신지수의 구성종목이 투자 대상이다. 홍콩은 시가총액 50억홍콩달러 이상의 항셍종합소형지수 구성종목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선전A의 투자대상 종목 수는 총 867개로, 홍콩H주는 110개가 된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505개의 A주와 198개의 H주를 웃도는 수준이다. 또 중국 전체 A주 종목수의 50% 이상, 시가총액의 70% 이상에 달한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선강퉁으로 내년 A주의 MSCI 편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고 후강퉁 투자대상과 한도 증액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5년 뒤인 2020년에 중국 주식시장의 완전 개방 목표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선강퉁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기다렸던 이벤트다. 성장기술주와 벤처기업이 주를 이루는 선전시장 특성상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중국증시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선강퉁 발표가 있었던 지난 16일 선전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56포인트(0.67%) 상승한 2036.80에 장을 마감했다. 그 다음날도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고 지난 18일에는 오히려 약보합세를 보였다.
선전증시 개방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상하이증시도 주춤했다. 지난 16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16포인트(0.49%) 하락한 3110.04를 기록했다. 이후 2거래일간 지속적으로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김선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선강퉁 시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과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중국증시가 약세를 보였다”며 “사실 선강퉁은 중국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확인한 것일 뿐 구체적으로 거래종목이나 시행일자가 언급되지 않아 추가적인 호재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애널리스트는 “중국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다는 점, 거래가능 섹터와 종목이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선강퉁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선전증시는 현재 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이 32배로 다소 과열된 것으로 보여 시행되자마자 신규로 유입되는 자금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