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평균수명 100세시대다. 그러나 현실은 더 어둡다. 제로에 가까운 금리,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반토막 난 집값…. 이제 노후는 더 이상 퇴직을 앞둔 이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사회초년생부터 신혼부부, 맞벌이부부 등 모두가 ‘예비은퇴자’다. 30년을 벌어 60년을 먹고 살아야 하는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머니S>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제3회 머니톡콘서트-행복한 100세 만드는 똑똑 투자전략’을 개최했다. 이날 첫 강연자로 나선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저성장·저금리 결핍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3층 연금(국민·퇴직·개인연금)으로 은퇴 후 최소생활비부터 확보해둬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 대표는 이날 ‘100세시대 생애설계와 자산관리’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최저생활비, 3층연금으로 준비
강 대표는 “선진국의 노인들은 3층 연금으로 노후준비를 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노후자금 대책으로 여전히 부동산자산을 선호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3층 연금으로 은퇴 후 최소생활비부터 확보하라”며 “100세 시대의 노후설계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소생활비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그는 가장 먼저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가정주부가 30세부터 60세까지 국민연금을 임의가입하면 65세부터 세상 떠날 때까지 매월 46만원씩 받을 수 있다. 물가가 오르면 수령액도 그만큼 늘어난다.


강 대표는 “직장인의 경우 퇴직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라”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연금저축, 연금보험 등 개인연금에 가입해 보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지출관리가 자산설계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대표는 “한 일본 언론인이 서울에 특파원으로 4년간 근무하면서 한국인은 돈을 버는 방법인 ‘입구관리’에 대해서는 열심이지만 노후를 준비하는 ‘출구관리’가 미흡해 놀랐다고 하더라”며 “다른 나라 국민의 시각에서 한국인의 지출에는 낭비·거품 요인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는 지난 30∼40년간 고성장 고금리시대여서 지출이 많아도 만회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제는 기회조차 적은 저성장시대가 계속될 것”이라며 “노후생활비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면 주어진 형편에 맞춰 사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고 직언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금융상품, 모르면 가입자 손해
특히 강 대표는 금융상품 가입 전 상품정보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상품가입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으로 ▲저축상품 혹은 투자상품 여부 ▲운용회사 장기운용능력 ▲단서조항 ▲적합성 ▲세금·수수료 등 5가지를 꼽았다.


우선 자신이 가입하려는 상품이 저축상품인지 혹은 투자상품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저축상품은 금융회사가 운용의 결과를 책임지는 반면 투자상품은 고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운용결과가 나쁘면 원금손실을 가입자가 감당해야 한다. 그는 “많은 사람이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어떤 상품에 가입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내용을 모르는 상품이라면 차라리 가입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리스크가 따르는 투자상품에 가입할 때 해당 상품을 운용하는 회사가 어떤 곳인지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펀드에 투자해서 원금손실을 봤다는 고객이 많은데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가 어디냐고 물어보면 대답하는 투자자가 거의 없다”며 “운용성적을 내주는 곳은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상품 판매회사가 아닌 운용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반투자자가 운용회사를 평가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실력 있는 전문가를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상품의 단서조항을 자세히 읽어봐야 한다. 그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의 경우 자주 분쟁대상이 되는데 이 상품의 단서조항에는 대부분 중도해약 시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음이 명시돼 있다”며 “단서조항을 파악해둬야 7년 이상 또는 10년 이상 장기로 유지해 세제혜택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상품의 단서조항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가입하면 좋은 상품임에도 정보부족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그는 적합성을 강조했다. 이를테면 연금저축상품의 경우 세액공제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국민연금 외에 따로 가입한 연금이 많지 않은 직장인에게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다. 반면 앞으로 공무원연금을 받는 교사나 공무원에게는 연금저축보다 연금보험 등 연금소득세가 비과세되는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강 대표는 “금융상품 가입에 따르는 세금과 수수료 등의 관련비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시대에는 절세와 관련 비용 절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절세방법을 최대한 활용하고 판매수수료나 운용수수료, 외환 관련 수수료 등이 지나치게 비싸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프로필
▲1974년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 졸업 ▲1996년 대우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 ▲1998년 현대투신운용 사장 ▲2000년 굿모닝투신운용 사장 ▲2004년 미래에셋금융그룹 부회장 ▲2013년 미래와금융 연구포럼 대표 ▲2014년 9월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추석합본호(제452호·제4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