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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중장기 신성장동력. /사진=LG화학 |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연간 3000억~5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를 통해 2025년 매출 5조원대의 글로벌 사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12일 LG화학 관계자는 “LG생명과학은 대규모 미래 투자재원 확보와 핵심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며 “그룹차원의 바이오사업 육성 의지로 우수한 현금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사업을 본격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생명과학은 그간 제약업계에서 가장 많은 R&D 투자율(830억원, 18%)을 기록하면서도 매출은 4000억원~45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2003년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가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획득했고, 2012년 국산 DPP-4(효소)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신약 ‘제미글로’를 개발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팩티브의 경우 독보적 약효를 내는 신약이 아니다 보니 손익분기점을 넘기는데 오랜 기간이 걸렸다. 제미글로는 올해 판매 파트너사 대웅제약을 만나면서 작년 매출실적의 두배 이상인 500억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을 앞두고 큰 돈이 필요한 현지 임상연구가 걸림돌이다.
LG생명과학의 인성장호르몬 ‘유트로핀’과 B형간염 예방백신 유박스B는 각각 국내 점유율 1위와 UN기구 입찰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등 실적 동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LG생명과학은 추가 캐시카우를 만들기 위해 세계 최초로 6가(6개 바이러스 예방) 혼합백신을 개발 중이다. 이는 앞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디프테리아 등 5가 혼합백신 ‘유펜타’에 소아마비 백신을 추가한 것이다. 아울러 폐렴백신과 심근경색치료제 등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개발 중인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LBEC0101’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LBAL’은 현재 가장 큰 비용이 필요한 임상3상 연구 단계에 있다. 모두 많게는 수백~수천억원의 임상비용이 필요한데 시가총액 1조원 수준의 LG생명과학 체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 약 1조7176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 3조원의 매출채권과 1조1000억원 가량의 기타 수취채권도 있다. 시가총액도 LG생명과학 1조원대의 17배에 달한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12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합병을 결의했다. LG화학이 신주를 발행해 합병비율에 따라 LG생명과학 주주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액은 20조2066억원이며, LG생명과학은 4504억원으로 규모 차이가 크다보니 LG화학의 주총 결의가 필요없는 ‘소규모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
LG화학의 합병가액은 최근 1개월간의 주가 등을 고려해 보통주 25만3390원, 우선주 17만1629원으로 정했으며, LG생명과학은 보통주 6만6053원, 우선주 4만3507원이다. 합병신주는 보통주 432만1243주, 우선주 5만9879주가 상장될 예정이며, 합병비율은 보통주는 1 : 0.2606772, 우선주는 1 : 0.253494다.
두 회사의 최종 합병기일은 오는 2017년 1월1일이다. 신주는 2017년 1월17일 상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