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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치약. 페리오 치약. 지난 20일 국회 가습기 특위 소속 의원들과 피해자 가족들이 오후 인천공항에서 옥시 본사 방문을 위해 영국으로 출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
애경 치약 ‘2080’에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없다고 회사측이 밝혔다. 지난 26일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치약 등 11종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검출돼 식약처가 회수조치에 나선 가운데 애경 치약, LG생활건강 등 치약에는 해당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각 제조사 측에서 밝혔다.
이날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치약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가 들어가 회수조치가 발표된 가운데 다른 제조사의 치약, 구강청결제, 샴푸 등에도 해당성분이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애경 치약 ‘2080’, LG생활건강 ‘페리오 치약’ 등 유명 브랜드에도 같은 성분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었다.
그러나 애경산업은 자신들의 2080치약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 성분 CMIT·MIT가 들어간 치약을 제조한 적이 없다. 특히 과거 치약에 파라벤이나 트리클로산 성분으로 논란이 됐을 당시에도 2080을 비롯한 모든 치약에 해당 유해성분을 쓰지 않았다"며 애경 치약에는 해당 유해성분이 포함돼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리오, 죽염치약을 제조하는 LG생활건강도 "원료 공급업체인 미원상사와 거래를 하고 있지 않다. 식약처 조사 결과에도 LG생활건강의 치약 제품들은 해당 유해물질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제(27일) "미원상사로부터 가습기살균제가 든 원료물질을 납품 받아 치약 등을 제조한 업체에 대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며 해당업체 뿐 아니라 치약·화장품·구강청결제(가글액) 제조업체 모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을 밝혔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어제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미원상사가 가습기살균제 원료 CMIT·MIT가 함유된 원료물질을 30개 업체에
납품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다른 제품에도 해당성분이 사용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치약이나 화장품, 가글액
등을 생산하는 업체는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우신화장품, 코스모코스, 서울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미성코스메틱, 대봉엘에스 등
10여곳이다.
CMIT·MIT 성분은 세균 번식을 막는 보존제 목적으로 사용돼 왔으나 폐 섬유화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유해성분 논란이 있다. 해당 성분이 들어간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100여명이 넘는 사망자와 1000여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해 올해 국회 조사특위가 열리기도 했다.
CMIT·MIT는 화장품과 의약외품 중 씻어내는 제품에는 최대 15ppm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치약의 경우 미국은 제한이 없고, 유럽연합은 최대 15ppm까지 보존제로 쓸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CMIT·MIT를 쓸 수 없고 벤조산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및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3종만 치약 보존제로 허용하고 있다.
식약처는 "치약의 경우 양치한 후 입안을 물로 씻어내는 제품의 특성상 인체에 유해성은 없다"고 밝혔다. 또 "유럽 소비자과학안전위원회(SCCS)의 위해평가 결과 치약 중 15ppm이 함유돼 있을 경우에도 하루 치약 사용량 중 잔류량이 모두 흡수되더라도 인체에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