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와 ‘사람인’ 설문 결과 샐러리맨들은 단순히 경제적인 안정뿐만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많은 직장인이 회사업무에 매여 가족과의 시간이나 여가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앞으로 은퇴 후 준비에 소극적이고 체계적인 재테크보다는 유행을 따르는 자영업에 관심이 많아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샐러리맨이 대한민국의 튼튼한 경제주체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회사생활 내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DB
/사진=뉴시스 DB

◆일과 삶의 균형 잃은 샐러리맨들
샐러리맨들이 회사생활에 불만을 갖는 이유는 일과 개인 삶의 불균형에 원인이 있다. 설문 응답자 중 대다수인 74.7%가 운동, 가족활동 등 여가생활을 즐기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여가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체력적으로 피곤하고 쉬고 싶어서’가 44.7%로 가장 많았다. 또 ‘야근이나 주말근무로 인해 남는 시간이 없다’는 응답도 29.3%로 높았다.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서’란 응답은 23.2%에 달했다. 기타의견은 육아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설령 여가생활을 즐기더라도 그 시간이 짧은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1.4%가 여가시간이 ‘일주일에 1시간 이하’라고 답했다.


이직을 위한 준비나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은 53.4%로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이직을 위해서’라고 답해 현재 회사생활에 만족하지 못함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자기계발(복수응답)은 ‘자격증 공부’(53.2%)였고 ‘외국어 공부’(46.3%)와 ‘대학원 진학’(9.9%)이 뒤를 이었다. 그밖에 여행과 독서, 직무 공부, 경력 포트폴리오 제작, 인맥관리, 신문 읽기, 공무원시험 준비 등이 있었다.

◆재테크 포기족 노후준비 ‘두려워’

설문 결과 직장인 중에는 재테크 포기족도 많았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은 늘고 일할 시간은 줄어드는 데도 많은 사람이 재테크를 아예 안 하거나 체계적으로 돈을 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더욱이 재테크를 안 하면서 퇴사 후 ‘자영업’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 앞으로 경제환경이 더 나빠질 경우 한국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설문응답자 중 평소 재테크를 하지 않는 사람은 57.0%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재테크 방법도 예·적금에 84.9%가 집중됐는데 최근 국내 금융환경이 초저금리 상태를 유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자 없이 돈을 맡겨두기만 하는 셈이다. 주식·채권·펀드에 투자하는 사람은 37.9%, 부동산투자는 13.0%를 차지했고 기타의견으로는 ‘부모에게 맡긴다’를 포함해 생명보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연금, 경매 등이 있었다.

또한 응답자들이 예상하는 자신의 퇴직시기는 ‘60대 이상’과 ‘50대’가 각각 31.4%로 동률을 이뤘고 ‘40대’(19.9%)와 ‘30대 이하’(17.3%)도 적잖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7.6%가 퇴사 후 자영업을 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자영업 희망분야로는 ‘카페나 빵집’(30.7%)이 가장 많았고 ▲음식점 26.1% ▲숙박업 17.9% ▲온라인 유통판매업 13.0% ▲부동산중개업 9.5% ▲학원 9.2% ▲IT서비스 8.8% ▲오프라인 유통판매업 8.4% ▲술집 7.4% ▲광고·홍보 5.7% ▲정비·세차 3.4% 순이었다. 희망분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가장 자신 있는 아이템’(34.5%)이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지만 ‘쉽게 시작할 수 있어서’(10.7%),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 않아서’(8.4%), ‘남들이 많이 해서’(3.6%)라는 답변도 있었다.


[샐러리맨 보고서-설문조사②] 재테크 손놓은 '넥타이 부대'
[샐러리맨 보고서-설문조사②] 재테크 손놓은 '넥타이 부대'

철저한 준비와 계획 없이 개인사업에 뛰어들었다가 폐업이나 도산하는 현재 자영업시장의 문제점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대목이다. 커리어관리기업의 인사담당자는 “현시대의 직장인들은 단순히 재테크를 잘한다고 해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아예 자포자기하고 현실을 즐기거나 막연하게 대박을 기대하는 심리를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현상은 결국 업무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미래에 불안을 느끼는 악순환을 낳는다”며 “우리 사회가 샐러리맨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주고 노후준비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이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