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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S DB |
중국이 한국으로 가는 유커(관광객)를 통제한다는 소식에 국내증시가 출렁였다. 중국 관련 수혜주로 손꼽히는 화장품주가 일제히 폭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의 조치가 실제 화장품종목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다만 투자심리의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화장품주에서도 정책리스크 영향이 적은 구조적 성장주가 부각된다.
◆화장품주 ‘덜컹’… 투자심리도 ‘아찔’
지난 25일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장중 전 거래일보다 11% 이상 빠진 33만1000원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로 6~7위를 다투던 것도 종가 기준으로 12위까지 내려갔다.
다른 화장품주들의 운명도 비슷했다. 아모레G가 9.03% 떨어졌고 LG생활건강(-8.34%), 한국콜마홀딩스(-11.34%), 코스맥스(-8.49%) 주가도 폭락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던 화장품주의 충격은 증시 전체를 흔들었다. 이날 코스피도 장중 1% 가까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화장품주의 하락은 중국의 유커(관광객) 통제 소식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은 최근 ‘불합리한 저가여행 전문 행동 통지’를 각 자치구에 하달했다. 싸구려 여행을 근절하기 위해 여행지에서 쇼핑을 하루 1회로 제한하는 등의 조치다.
특히 일부 지방정부 여유국에서는 여행객 감축의 구체적 가이드라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시, 저장성, 장쑤성, 산시성, 안후이성 등 5개 지방은 오는 11월부터 앞으로 6개월간 한국 등으로 떠나는 해외 여행객을 20%가량 줄이는 방침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인의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면세점의 중국인 고객 비중은 80% 이상으로 집계되고 주요 매출 품목은 화장품이다.
또 일각에서는 지난 7월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배치한 것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다만 이 같은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언론들은 중국이 한국향 관광객수를 20% 줄여서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며 “그러나 실제 지역별로는 지침이 다른 것으로 파악됐고 단속 수위 방침도 일관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애널리스트는 “주요 업체들의 실적 타격 전망도 그 이상으로 주가에 반영됐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실적 우려는 과도하지만 화장품업종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화장품 섹터의 이익 가시성은 낮아지고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암묵적 규제가 섹터 전반의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으면서 실질적인 영향은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책 리스크로 내년 한국 방문 유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며 “오는 12월 말 발표되는 중국인 입국자수 통계를 확인하기 전까지 시장은 관망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책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성장 여력이 높은 업체인 코스맥스와 아모레G를 점진적으로 저점 매집할 것을 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