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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시카고 컵스 우승 염소의 저주. /사진=미국 시카고트리뷴 캡처 |
시카고 컵스가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며 염소의 저주를 깼다. 시카고 컵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6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승부 끝에 승리하며 100년이 넘은 우승 숙원을 풀었다.
시카고 컵스는 이날 월드시리즈 최종전에서 연장승부 끝에 8-7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3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시카고 컵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맞아 시리즈 전적 1-3으로 몰린 상황에서 3연승을 거두며 역스윕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인디언스는 이미 1, 4차전에서 등판한 코리 클루버를 선발로 등판시켰다. 그러나 클루버는 앞선 두 경기와 같은 위력을 보이지 못하며 4이닝 4실점을 한 뒤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특히 컵스의 1번타자 덱스터 파울러는 월드시리즈 7차전 사상 처음으로 첫 타석서 리드오프 홈런을 쳐내 팀의 리드를 안겼다.
7회까지 컵스가 6-3으로 앞서며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인디언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인디언스는 8회 3득점하며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컵스는 ‘염소의 저주’를 다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했지만 연장 10회 2득점하며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연장 10회 결승타를 쳐낸 시카고 컵스의 벤 조브리스트는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또 승패를 떠나 양팀은 최종전인 7차전 연장 10회까지 가는 명승부를 연출하며 야구팬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한편 시카고 컵스가 이날 다시 우승을 차지하는 데까지는 무려 108년이 걸렸다. 컵스는 1908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특히 월드시리즈,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등에서 번번히 터무니 없는 패배로 무너져 ‘염소의 저주’에 걸렸다는 뒷얘기로도 유명했다. 염소의 저주란 컵스가 1945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당시 한 관중이 염소와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제지당한 뒤 “컵스가 다시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다.
이후 컵스는 해당 발언을 한 팬의 후손들에게 경기장 무료입장권을 제공하고, 염소를 경기장에 들여 세레머니를 벌이는 등 저주를 깨기 위한 갖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올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를 차지하는 등 막강한 전력을 과시해 팬들 사이에선 염소의 저주를 깰 수 있는 적기가 되었다는 기대가 컸다. 결국 이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100년이 넘게 이어진 무관의 악몽에서 벗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