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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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들이 올해 보험료 인상 덕에 호실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또다시 보험료 인상카드를 꺼내 가입자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연말~연초 보험료 인상 릴레이 조짐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손보사에 이어 중소형손보사까지 자동차보험료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흥국화재는 지난 26일부터 개인용∙업무용 자동차에 대해 보험료를 평균 1.9% 인상하기로 했다. 기본 담보에 대해 개인용은 14.0%, 업무용은 8.3% 인상하는 대신 차량단독·대물확대·자동차상해 등 특약 담보에 대해서는 3.1∼7.8% 인하하는 방식으로 보험료를 조정했다. 
악사다이렉트도 지난달 29일 개인용 차량의 보험료를 평균 0.5%, 업무용 차량은 평균 4.7% 인상한 바 있다.

대형손보사들은 담보별 보험료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보험료를 올렸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개인용 자동차보험 기본 담보의 보험료를 3.0% 인상했다. 대신 자기차량 손해(자차)담보 보험료를 17.8% 인하하는 방식으로 전체 보험료 평균 인상률을 0%로 맞췄다.


KB손해보험도 지난 17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기본 담보 보험료를 8.0% 올리고 자차담보 보험료는 10.6% 인하함으로써 전체 보험료 평균 인상률을 0%로 유지했다.

이처럼 대형손보사들은 평균 보험료 인상 방식이 아닌 자동차보험 담보별로 보험료를 조정하는 모습이다. 다른 손보사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조정할 방침이다. 

자동차보험 외에도 건강보험,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료도 조만간 오를 조짐이다. 이미 삼성화재는 이달 예정이율을 기존 2.7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이나 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0.25%포인트 내려가면 보험료는 약 5~10% 비싸진다.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등도 내년 1월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율·저금리 명분 보험료 또 인상… 가입자 부담 '가중'

이처럼 지난 연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졌던 보험료 인상 움직임이 1여년 만에 재개되는 모습이다. 이에 보험가입자들은 손보업계가 이미 보험료 인상으로 올 3분기 실적 상승을 맛보고 또 보험료를 올리려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실제 올해 손해보험사의 실적은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됐다. 손보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2979억원에서 3조315억원으로 7336억원(31.9%)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자동차보험료 인상 영향으로 손해율은 지난해 3분기 84.7%에서 올 3분기 82.6%로 줄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둔 보험료에서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보험사에 돌아가는 이익이 커진다. 여기에 부동산처분이익(1195억원) 증가 등으로 투자영업이익도 늘었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손해율 악화’를 내세워 보험료를 인상한 뒤 손해율 지표를 개선했음에도 또 다시 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통상 1월에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므로 예정이율도 이때쯤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