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블로그. 2013년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그해 12월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윤창중 블로그. 2013년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그해 12월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윤창중 블로그가 대통령 탄핵 정국을 비난하는 글로 논란이 되고 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어제(1일) 자신의 블로그에 "새누리당 탄핵세력을 금석에 새겨 영원한 치욕으로 남게 하자"는 제목으로 대통령 탄핵을 강하게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개인 블로그인 ‘윤창중 칼럼세상’에 오늘(2일) 현재도 게재돼 있는 이 글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북한을 이롭게 한 이적질이냐?"고 되물으며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 사실 여부가 명백히 밝혀진 상황이 아닌데도 야당과 비박계가 탄핵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며 민주당 등 야당은 물론 탄핵에 동조하는 새누리당 의원들도 비판했다. 또 "대통령도 법 앞에서는 보호를 받아야 마땅하지 않나. 이게 마녀사냥, 인민재판이 아니면 무엇이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후에도 윤 전 대변인은 "언론의 무자비한 마녀사냥, 인민재판"과 같은 표현을 반복하며 탄핵 여론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광화문의 촛불 시위대, 야당, 그리고 언론에 의해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과 치욕을 받고 있는 국가, 이게 과연 법치국가냐"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성토하기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은 또 "선진국이냐 아니냐는 국가적 재앙이 닥쳤을 때 헌법, 법률과 원칙에 따라 해결책을 철저히 밟아 가느냐 아니냐로 결정지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탄핵 정국이 "국민정서에 영합하고 편승하는 후진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글에서 미국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형평성'이라는 이론을 인용하면서, 이것이 탄핵으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을 그대로 설명한다는 의견도 담았다. 독일 국민들이 나치의 유대인 인종청소에 동조한 상황이, 탄핵에 동조하는 한국상황에도 적용된다는 주장이다.


윤 전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이런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탄핵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탄핵에 나선 국회의원들에 대한 집중적인 전화걸기 운동, 댓글달기 운동을 제안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같은 글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의식한 듯, 오늘 오전에는 자신의 글에 대해 다룬 언론사 보도를 링크한 글을 다시 게시하기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은 2013년 박근혜정부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미국 방문 중 성추행 의혹으로 그해 5월9일 경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