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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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매트(장판)는 전기를 이용해 매트를 뜨겁게 데워 바닥에 깔고 사용하는 제품으로 겨울철 국민들의 추위를 막아주는 소중한 친구같은 존재다. 요즘은 각 가정마다 난방이 잘 공급되는 추세라 수요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아이템이다. 

문제는 안전이다. 추위를 덜어주는 너무나 고마운 제품이지만 한순간 내집을 홀라당 태워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편하게 사용하기 어렵다. 과연 전기매트는 얼마나 안전할까. 전기매트의 위험성과 안전보관법, 이색매트제품 등을 살펴봤다.

◆위험성
전기매트 사용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단연 화재위험이다. 전기매트로 인한 화재는 그동안 꾸준히 발생돼 왔다.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3년간(2012~2015년) 전기매트로 인한 화재가 494건 발생했으며 16명이 숨지고 73명이 다쳤다.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는 전기매트를 담요와 함께 사용하기 때문이다. 얇은 전기매트의 특성상 침대나 바닥에 깐 뒤 이불 등의 담요를 그 위에 덮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기매트를 장시간 사용하면 가열된 부분이 이불의 면섬유와 접촉돼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특히 라텍스 소재는 불의 규모를 더 키울 수 있어 함께 사용해선 안되는 대표적인 섬유소재다.


전자파도 뜨거운 논쟁거리다. 전기장치를 이용해 매트를 뜨겁게 달궈주는 전기매트는 상당량의 전자파가 발생한다. 심하게 전자기파가 발생하는 싸구려 전기매트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상태에서 잡음이 발생할 정도라고.

사진=뉴스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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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화재위험이 없고 전자파가 없는 전기매트를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을까. 대답은 'NO'다. 어떤 제품도 화재위험성과 전자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위험성을 상당부분 줄인 제품은 구입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전기매트 대신 물을 가열해 순환시켜 보온하는 형태인 온수매트의 인기가 높다. 온수매트는 말 그대로 온수를 사용해 난방효과를 내는 제품으로 전기선을 직접 장판에 넣지 않고 온수가 지나가는 호스를 매트 아래에 넣어 화재나 전자파의 우려를 줄였다. 하지만 전원장치(보일러)에서 전기로 직접 물을 가열하므로 전자파나 화재 위험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와 관련 온수매트 업체들의 과대광고도 문제가 된 바 있다. 지난 2013년 전기매트 시장이 과열되면서 업체들은 '전자파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문구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시작했다. 이에 MBC <불만제로>는 그해 11월, 시중에서 판매되는 주요 온수매트를 모아 전자파 측정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측정한 모든 온수매트에서 전자파가 발생했고 일부는 전자파 인체보호수치를 상당범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시 일부 업체들은 중국산 저가 합성수지 열선을 사용해 전자파 발생과 화재위험성을 더욱 야기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트 안에서 열 발생의 주 역할을 담당하는 열선의 경우 일부 업체들이 저가에 매트를 팔기 위해 저가 PVC열선, 일반 실리콘열선 등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열선들은 전자파 차단도 되지 않으며 화재 위험성도 매우 큰 편이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전기매트 판매업체들은 'EMF인증'(전자기장환경인증)을 받았다고 홍보하한다. EMF인증은 전기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기장이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이 인증은 전기장 10V/m이하, 자기장 2mG(밀리가우스, 전자파 방출량 단위)이하라는 기준을 통과하면 받을 수 있다. 이는 전기매트에서 전자파가 2mG 이하로 발생된다는 뜻이지 '전자파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또 EMF인증은 민간에서 부여하는 인증으로 정부가 주관하는 필수 인증 항목이 아니다.

◆전문가 및 업체 입장

의료기업계 관계자는 “불만제로 방영 당시 전기매트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불어닥친 것은 사실이다. 2014년 이후 대부분의 업체들이 EMF인증을 지킨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황토, 숮, 탄소, 원적외선 이온 등 건강한 원료를 바탕으로 매트를 개발하고 있다. 화재위험에 대해서는 보다 안전한 무전자계열선을 제품 제작에 사용하고 있으며, 4중 안전장치로 제품 과열 시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되게 하는 등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 기사 내용은 특정 업체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현대의료기 전기매트 판매페이지 캡처
본 기사 내용은 특정 업체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현대의료기 전기매트 판매페이지 캡처

EMF인증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관계자는 “EMF인증은 전기용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일정 수준 이하로 방출되는 제품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원칙적으로 전기매트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은 1년에 한번 인증 갱신심사를 받고 있다. 갱신을 받지 않은 업체가 판매하는 매트는 모두 불법제품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사용 및 보관
이불 소재 중 라텍스는 화재위험이 크니 전기매트와 함께 사용하면 안된다. 온수매트의 경우 전용 보일러기기와 함께 사용하는데 매트와 보일러를 가까이 놓고 쓰면 전자기파가 강해지니 되도록 멀리 떨어뜨려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기매트를 보관할 때는 가능한 접지 말고, 말아서 보관해야 한다. 전기장판을 접으면 열선이 쉽게 절단될 수도 있어 고장이 날 가능성이 커진다. 심하면 합선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열에 장시간 노출돼 입을 수 있는 저온 화상도 조심해야 한다. 수면 중에는 타이머를 맞추거나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들기 전 1시간 정도 매트를 데워뒀다가 남은 열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사야하는 이유

전기료가 저렴한 편이다. 시중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전기매트들은 하루 8시간 30일 사용 시(110W 기준/누진율 미적용) 한달 전기료가 3000원을 넘지 않는다. 물론 집안 내부 전체가 따뜻해지는 가스난방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가성비를 중시하는 요즘 소비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8시간 이상, 하루 종일 작동 시에는 전기세 폭탄을 맞을 수 있음을 명심하자.

또 최근에는 전기매트 업체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보다 안전해진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자동 타이머 기능은 물론, 4중 안전장치로 온도가 과열되면 자동으로 꺼진다. 심지어 세탁기에 넣어 빨래도 가능하단다. 

◆이색 제품

[김기자의 이건 꼭 사야해] 전기매트 고르는 법

인기제품인 만큼 종류도 화려하다. M사의 온열매트는 조각별로 분리할 수 있게 만들어 휴대용과 간편함을 높였다. 물수건, 티슈 등으로 간단히 청소할 수 있으며 제품 고장 발생 시 해당 조각만 빼고 사용이 가능하다. 원하는 형태와 크기로 조립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
인체감지매트도 등장했다. P사의 전기매트는 인체감지기가 장착돼 사람이 있으면 매트가 작동하고 없으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춘다. 만약 이 제품을 사용한다면 외출하고 난 뒤 '내가 전기매트를 끄고 나왔나'라는 걱정은 더는 할 필요가 없다.

이외에 사무실 등에서 발만 따뜻하게 해주는 발판용 미니전기매트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가구별로 1인용, 2인용, 더블침대용 등 다양한 사이즈의 매트도 출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