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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황교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
이재정 의원과 황교안 대행이 대정부질문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어제(21일) 국회에서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가운데,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날선 질문을 쏟아부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충돌했다.
이재정 의원은 이날 황교안 대행을 상대로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범위에 대해 "최소한의 조치만 하면 된다"며 현상유지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황 대행의 권한에 대해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위치다. 법학자들은 대통령이 형식상 존재하니 권한대행은 현상유지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대행은 "법학계에서 현상유지를 비롯해 포괄적으로 권한을 허용한다는 의견도 있고, 헌법에 아무런 제한이 없으니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맞섰다.
이에 이 의원이 "기본적으로 국민적·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총리"라며 몰아붙이자 황 대행은 "선출직이 아니라고 해서 정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의원은 국정교과서와 사드 배치 문제도 거론했다. 이 의원은 두 정책 추진 중단을 요구하며 "황 대행은 그런 권능이 없다. 그 부분을 확약받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황 대행은 "현상유지적으로 보더라도 (대행의 권능) 범주 안에 있는 것이다. 그동안 논의를 진행해왔던 것들이다. 국가안보와 올바른 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답해 정책 중단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미래를 위한 고민은 권한대행이 할 게 아니라 차기 대통령이 해야 한다"며 언성을 높였다.
이 의원은 최순실 관련 질의도 이어갔다. 이 의원은 "황 대행은 최순실을 지라시를 보고 알았다고 했지만, 일국의 총리가 지라시를 보고 (최순실을) 알았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 있었다면) 정말 유능한 거짓말쟁이"라며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과거 황 대행이 블로그에 남긴 글을 언급하기도 했다. 2007년 호아 대행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거론하며 “한 분이 몹시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는 것이다. 황 대행이 지목한 후보가 박근혜 당시 후보를 지적한 것이라면 최순실을 몰랐을 리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황 대행은 "저는 블로그를 쓰지 않는다. 저와 관계없는 것을 보여준 듯 하다"며 블로그 글 자체를 부인한 뒤, "무능이라는 말도, 거짓말이라는 말도 다 동의하지 못한다"며 다시 한번 이 의원 비난에 맞섰다.
이 의원과 황 대행의 언쟁이 이어지면서 소란도 일었다. 황 대행이 쏟아지는 질의에 "답변을 중간에 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야당 의원석에서는 "질문도 못 하게 한다"며 반발이 나왔다. 결국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 의원은 진지하게 질문해 주시고 황 대행은 성실히 답변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중재에 나섰다.
이 의원과 황 대행은 지난달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규명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에서도 언쟁을 주고받은 일이 있다. 당시 이 의원은 황 총리에게 전년 연말 의원실에 배포된 오방무늬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달력과 오방낭끈을 들어보이며 ‘청와대 굿판’ 등 대통령의 샤머니즘 행각 의혹에 대한 질문을 해 격한 감정을 주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