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단순히 정치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헤쳐나갈 자본주의에도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 지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다시금 드러난 정경유착의 부끄러운 고리를 이제는 잘라내야 한다.
지난 청문회에 출석한 총수 9명이 이끄는 대기업군의 산업생산규모는 910조원에 달한다. 정부예산의 2.5배,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는 액수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광장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광고가 번쩍이고 미국인 12명 중 1명이 현대차를 탄다.
앞으로도 우리 기업은 세계무대에서 글로벌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내수시장의 블루오션이 사라지고 있으며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은 한국식 ‘대관 로비’가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장경제가 도입된 지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업들은 권력의 검은 손을 잡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부르짖으며 문화·스포츠를 지원하라고 할 때마다 수백억원을 내놓는 건 정상적인 기업이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청문회에서 “시대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기업이 변화할 때”라고 말했다.
국민은 권력자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돈과 세금을 부정하게 축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고용불안의 피해자인 청년들은 룰이 무너진 불공정한 경쟁에 좌절했을 것이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다음 세대에는 보다 합리적인 사회를 물려주고 싶다는 희망에 집회장으로 향했을 것이다.
경제가 안팎으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미국은 도널드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따라 자국 기업을 살리기 위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는 가계부채와 북한문제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2%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한국의 정치 상황이 국가신용에 부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외에도 정책 실패와 부정부패, 예측 불가능한 경제로 국민에게 고통을 준 국가들이 있다. 한때 석유강국이었던 베네수엘라는 최근 평범한 주민이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먹는 모습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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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삶의 터전이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는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 탄핵정국은 실패의 역사가 아니라 ‘제2의 도약’을 이루는 계기가 돼야 한다. 기업과 정부,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 모두의 손에 나라의 명운이 달렸다. 2017년이 대한민국 경제를 바로 세우고 새롭게 출발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