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총수들이 정유년 첫 일성으로 ‘변화·혁신·4차 산업혁명 대비’를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세계적 저성장 기조 장기화, 각국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경영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삼성전자 시무식을 주도한 권오현 부회장은 “철저한 미래 준비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며 “위기를 만든 것도, 극복하는 것도 우리다. 엄중하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일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일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자동차 산업 경쟁 심화에 따라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신년회에서 “새해 더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며 “경영시스템 업그레이드, 비즈니스모델 혁신 등의 ‘딥 체인지’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새해 인사모임에서 “세계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 브렉시트 등에서 보듯 세계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며 “사업구조와 사업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언급하며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사회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미래성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ICT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며 “새로운 메가트렌드에 철저하게 대비해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시무식을 통해 “마부정제(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의 마음으로 다음 50년의 도약을 준비하자”며 경쟁사와의 수익 격차 확대, 사업구조조정 지속, 미래 성장엔진 준비,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정착 등을 주문했다.

권 회장은 또 “철강에서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원가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그룹사업에서는 스마트에너지·빌딩·타운구축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스타트업처럼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4차 산업혁명에 맞춘 변화를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질서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오늘의 안정과 동시에 내일의 성장을 위한 혁신의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GS신년모임에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정치·사회적 불안요인이 더해져 올해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찰을 통해 반복되는 실수는 과감히 고치고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허 회장은 “국내외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등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다양한 이슈가 제기 되고 있어 복잡하고도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각자 역할과 기본에 더욱 충실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시무식을 통해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한편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소신을 갖고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며 “이것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경영철학의 핵심 이념인 수송보국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주문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3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도 조선과 해양플랜트 등 주력사업의 업황 회복 조짐은 보이지 않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내부를 한시바삐 안정화시키고 혁신을 통한 경쟁력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