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어법.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박근혜 어법.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박근혜 어법이 화제다.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는 오늘(2일)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어법을 분석했다.
최 대표는 저서 '박근혜의 말'을 출간한 바 있다. 그는 저서를 쓴 배경에 대해 "박 대통령의 말에만 주목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말, 대통령의 말은 역사적으로도 엄청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그 말들을 분석하는 작업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료를 모으고 그러다가 유난히 박 대통령의 어법이 괴상망측하다고 할까, 그래서 거기에 매달려서 우선적으로 작업했고 그것을 끝낸 것이 지난해 6월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박 대통령의 화법에서 가장 큰 특징을 "언어성형"이라며 "진실과 거리를 둔 말을 언어성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정치가들이 언어성형을 하기는 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경우에는 정도가 심하고 양이 많고 반복되고 습관적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말 전체가 그럴듯해 보이면 그것을 그대로 흡수하려고 하는 그런 경향이 아주 심하다. 솔선수범이 그럴듯하니까 그것을 '솔선을 수범하고'로 늘이는 것"이라며 '오발탄 어법'이라고 표현했다.

최 대표는 "박 대통령이 최태민씨의 영향을 받다 보니까 거기에 관련된 용어들을 엄청나게 많이 사용했다. 최씨가 애용하던 낱말들이 지금 박 대통령의 어법 속에 그대로 들어 있다. 우주, 정성, 혼, 마음, 일편단심, 정신, 기운 이런 게 전부 다 최씨가 애용하는 낱말"이라며 '영매 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에게는 모두 한 수 가르쳐야 될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자신보다 높은 사람은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에 메르스와 같이 정말 큰 일이 생겼을 때도 '손 씻기라든지 그런 몇 가지 건강 수칙만 잘 지키면 무서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며 '불통군왕의 어법'이라고 표현했다.

최 대표는 "박 대통령은 자기는 잘못하지 않는다는 무오류의 착각까지도 젖어있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까 책임질 줄 모르고, 책임을 느끼지 못하니까 사과할 줄 모르는 것이다. 사과할 줄 모르니까 책임을 다른 쪽으로 전가할 수밖에 없다"며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어느 쪽에서 봐도 정치 쪽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언어에 한정해서 말씀드리면, 언어를 유심히 관찰하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투표장에 나가기 전에 얼굴을 떠올리지 말고 그 사람이 했던 말을 떠올리는 차분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언어를 들여다보면 예측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