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거리’는 홍대에서 가장 아날로그 스타일이라고 입소문이 난 곳이다. 예전에는 경의선 철도가 지상으로 다녔는데 골목을 가로지르는 기차가 ‘땡땡’ 종을 치며 지나갔다고 해서 땡땡거리로 불린다. 인디밴드 1세대의 발원지이기도 한 이곳에는 옛 철길의 모습을 간직한 터줏대감 점포들이 몰려있다. 아날로그 감성이 풍부한 젊은이들만 아는 숨은 골목 중 하나였는데 최근 경의선 지하철도가 완공되면서 모두의 공간이 됐다. 술 한잔 기울이고 기찻길을 따라 걸으면 본 적도 없는 추억의 구형기차가 떠오른다. 진짜 기찻길은 못 봐도 땡땡거리 맛집에서 기찻길 풍경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꼬치의 끝판왕’ 오시리야

올해로 13년째 성업 중인 오시리야는 마니아층을 꽤 보유한 야키도리(일본식꼬치구이)전문점이다. 최유철 오시리야 대표는 원래 직업군인이었는데 일본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에 본업을 그만두고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에서 궁극의 야키도리 비법을 배운 최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 푸드트럭에서 꼬치를 만들며 300개의 꼬치를 네시간 만에 완판한 꼬치장인으로 소문이 났다. 이후 그는 일본어로 ‘꼬치의 끝판왕’이라는 뜻을 가진 오시리야란 상호를 내걸고 땡땡거리에 당당히 자리 잡았다.

아늑한 가게 안 구석에는 비밀스러운 항아리가 있다. 꼬치의 맛을 좌우하는 타래간장소스가 채워진 항아리다. 겉보기엔 별다를 것 없는 소스지만 닭꼬치를 팔기 시작한 때부터 함께해온 깊이 발효된 소스다. 어느 족발집에서 가져다 쓴 밑간장을 숯을 넣어 자연 정제해 지금껏 사용하는데 그 향이 남다르다.

꼬치 맛에 섬세함을 더하는 참숯도 눈길이 간다. 일반 고깃집에서 사용하는 백탄을 쓰지 않고 참숯을 사용해 꼬치에 향이 오래오래 밴다.


오시리야의 꼬치 메뉴는 무려 50여가지가 넘는다. 다양한 부위와 제철채소를 이용해 꼬치류, 말이류로 나눠 선보인다. 선택의 폭이 다양하니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메뉴는 닭껍질꼬치다. 닭껍질을 3~4일 숙성 건조시켜 참숯에 초벌로 구운 뒤 다시 한번 더 굽는다. 누린내가 제거된 닭의 고유한 향이 올라오면서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오시리야. /사진=임한별 기자
오시리야. /사진=임한별 기자

특히 최 대표가 애정을 갖는 꼬치는 곱이 꽉찬 소막창꼬치다. 기름기 쫙 빠진 담백한 막창과 곁들여진 양파는 술을 술술 부른다. 


제철채소에 삼겹살을 돌돌 말아 구운 말이류도 술안주로 제격이다. 촉촉함이 살아있는 채소는 기름이 적당히 빠진 삼겹살과 조화로워 씹을수록 매력이 있다. 꼬치만 먹기 아쉽다면 구이나 샐러드 등 사이드 메뉴를 곁들이길 추천한다.
슬라이스한 토마토 위에 양파와 손수 만든 드레싱을 뿌린 토마토사라다는 깔끔한 맛이 포인트다. 올해부터는 닭, 돼지, 소고기로 만든 육수를 붓고 팬에 구운 일본식 함박스테이크를 점심특선으로 판매해 낮술도 할 수 있다. 포장, 배달도 가능하다.

위치 산울림소극장 건너편 사이 샛길로 들어와 200m 직진 왼쪽 골목
메뉴 참숯불 모듬꼬치구이 2만2000원, 닭날개 2개 5000원, 소목심 2개 4500원
영업시간 18:00~02:00(연중무휴)
전화 02-332-5792

◆히노키공방

작은 일식당 히노키공방은 오픈 전부터 줄을 서서 먹는 곳으로 유명했다. 나베, 텐동, 생선구이정식 등 깔끔하고 정갈한 일본 가정식 요리를 선보인다. 큼지막한 장어 한마리를 밥에 얹은 아나고텐동은 단연 베스트메뉴. 동경 아사히소바의 발효숙성된 쯔유를 기본 씨장으로 만든 텐동소스는 밥맛을 더한다. 재료소진 시 영업을 바로 종료한다.

위치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촌로14안길 3 / 메뉴 가츠나베 7500원, 아나고텐동 1만2000원 생선구이정식 1만2000원 / 영업시간 12:00~21:30 재료 소진 시 마감 (일요일·공휴일 휴무) / 전화 02-3143-2979


히노키공방. /사진제공=다이어리알
히노키공방. /사진제공=다이어리알

◆껀수네해물포차
실내형 포장마차로 방어 사시미와 석화를 가성비 좋게 선보인다. 신선한 해산물이 양도 혜자스럽다. 다양한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4종 사시미를 추천한다. 광어, 연어, 참치에 제철 사시미가 메인이며 사이드로 멍게, 개불, 해삼이 나온다. 각종 해산물이 들어간 해물라면은 소주와 곁들이기 좋은 해장메뉴다. 인심 좋은 사장님이 기분에 따라 말도 안되는 서비스를 주기도 한다. 편안한 모임을 갖기 좋은 곳이다.

위치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32길 38 / 메뉴 4종 사시미 2만5000원, 방어사시미 2만5000원 / 영업시간 18:00~03:00 (금·토요일 18:00~04:00, 일요일 휴무) / 전화 02-322-6940


껀수네해물포차. /사진제공=다이어리알
껀수네해물포차. /사진제공=다이어리알

◆김진환제과점
일본 도쿄제과학교 출신의 김진환 파티시에가 운영하며 숙련된 솜씨로 만들어내는 식빵이 대표 메뉴다. 단순한 우유식빵인데 그 맛이 촉촉하면서도 부드러워 혀를 녹인다. 커팅된 식빵과 통식빵으로 선택해 구입할 수 있다.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아몬드소보로도 추천한다.

위치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32길 41 / 메뉴 우유식빵 3300원, 밤빵 2800원, 아몬드소보로빵 1500원 / 영업시간 08:00~16:30 (일요일·공휴일 휴무) / 전화 02-325-0378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