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당국의 모험자본 육성 의지와 한국거래소의 상장유치 노력, 증권사의 기업금융(IB)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기업의 상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알짜’ 종목을 선별하는 비법은 무엇일까.

◆IPO 20% 증가 전망… 공모규모 ‘역대급’


한국거래소가 IPO 주관사를 대상으로 올해 상장수요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 20개사, 코스닥시장에 100개사가량이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IPO를 진행한 기업이 98개사임을 고려하면 2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공모금액은 6조4715억원으로 2010년 삼성생명의 4조8900억원이 포함된 10조908억원 이후 최대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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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공모규모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6조~7조원의 공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이 지난해 상장을 미룬 호텔롯데가 공모를 다시 추진할 경우 IPO시장이 더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4조~5조3000억원 규모의 공모를 진행한 바 있다.
또 성장성 있는 기업이라면 이익이 실현되지 않았더라도 상장을 추진할 수 있는 일명 ‘테슬라 요건’이 올해부터 시행돼 IPO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상장 후 시가총액 500억원, 직전년도 매출액 30억원, 직전 2년 평균 매출증가율 20% 이상인 기업과 공모 후 주당순자산가치(PBR) 200% 이상인 기업은 이득이 나지 않아도 상장이 허용된다. 또 기존의 기술평가 특례상장제도가 바이오기업에 편중됐다는 지적에 따라 주관사의 추천으로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상장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특히 부실기업이 상장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변경된 제도로 상장하는 기업의 주관사는 개인투자자에게 풋백옵션을 일정기간 제공한다. 풋백옵션은 일정기간(1~6개월) 동안 신규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의 9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관사에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따라서 청약에 참여한 개인은 손실이 한정된 안정적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장바구니’에 담아야 할 초대어들


시장이 커지는 만큼 앞날이 창창한 기업의 상장도 늘어날 전망이다. 먼저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모바일게임시장을 휩쓸고 있는 넷마블게임즈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상반기 중 IPO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넷마블게임즈가 2조원 안팎을 공모하고 리니지2: 레볼루션의 순이익까지 더해지면 상장 후 시가총액이 최대 10조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넷마블게임즈의 장부가액은 1조5500억원으로 추산된다. 넷마블게임즈에 이어 자회사 ‘넷마블몬스터’도 최근 상장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공기업의 상장도 눈에 띈다. 기획재정부는 2020년까지 8개 에너지 공공기관을 순차적으로 상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장하는 기업은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이다. 조규홍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이달 중 주관사 선정 및 계약을 완료하고 기업실사와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후 5월 초 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의 공모규모는 각각 1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기재부는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환경설비 교체, 신사업 투자여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올해 첫번째 코스피시장 상장을 앞둔 스포츠의류 생산업체 호전실업도 시장에서 관심받는 기업 중 하나다. 호전실업은 나이키, 노스페이스, 아디다스 등 15개 이상 브랜드에 스포츠·기능성 의류를 공급한다. 2015년 영업이익이 2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 12%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희망 공모가밴드 하단 기준 공모금액은 499억원으로 다음달 상장된다. 이외 이랜드리테일, ING생명 등이 코스피시장의 기대되는 초대어로 손꼽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주목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의 자회사로 셀트리온의 의약품을 독점 유통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4023억원, 286억원으로 장외가격 기준 시가총액은 5조원 안팎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코스닥 상장을 상반기 중 완료할 계획이다.


[머니S톡] 올해만 기다린 'IPO 대어'

◆공모주 투자, 중요한 세가지
지난해 상장한 전체 새내기주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상승률은 4.33%였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240% 오른 종목도 있고 60% 넘게 하락한 종목도 있다. 올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120여개 종목 가운데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까.

전문가들은 기업이 상장할 때 공시하는 투자설명서의 ‘핵심투자위험’을 읽어보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핵심투자위험란에는 이 기업이 왜 상장하는지, 재무구조가 어떤지, 투자자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비교적 자세히 나와 있다. 수백페이지에 달하는 투자설명서 전부를 볼 수 없다면 핵심투자위험이라도 봐야 한다.

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도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에 비해 기업 분석능력이 뛰어난 기관투자자가 희망공모밴드보다 높은 가격을 많이 써냈을 경우 공모가가 매력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대1을 넘긴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관의 의무보유확약비율도 관심 가질 부분 중 하나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이나 외국인투자자가 공모물량을 우선 배정받는 대신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보유하겠다는 약정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유동성을 포기하더라도 주식을 매입하려는 기관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관의 성격별로 의무보유확약 물량을 나눠 공시하도록 제도가 변경되면서 개인투자자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