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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은(왼쪽), 전병조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 /사진=KB증권 제공 |
◆모든 분야의 ‘시너지’ 강조
지난 10일 윤경은·전병조 KB증권 사장은 통합 후 첫 대표이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윤경은 사장은 자산관리(WM), 세일즈앤트레이딩(S&T), 경영관리부문을 맡고 전병조 사장은 기업금융(IB), 법인영업(Wholesale), 글로벌사업부문을 전담한다.
이날 KB증권이 밝힌 전략의 핵심은 ‘시너지’다. KB금융지주 자회사로서 은행 및 다른 금융자회사와의 연계 사업 추진, WM과 IB의 협업, 은행·증권 복합점포 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서며 발행어음과 기업환전도 가능해진 만큼 업무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윤 사장은 WM에 대해 “국내 정상의 자산관리 하우스를 만들기 위해 프라이빗뱅커(PB)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지원체계와 하우스뷰를 정비할 것”이라며 “은행과 증권의 복합점포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계열사간 협업으로 공동상품을 판매할 계획으로 자산배분과 상품개발을 하는 IPS 본부를 설치했다”며 “이미 목표전환형펀드를 출시해 2시간 만에 완판시키고 KB부동산신탁과 시너지를 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KB증권이 힘을 실은 분야는 S&T부문이다. 주식, 채권, 파생, 선물옵션 등 다양한 자산을 운용하는 S&T부문을 강화해 수익을 창출하고 고객들에게는 중위험·중금리 상품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KB증권은 ‘채권고수’로 통하는 신재명 신한금융투자 FICC본부장 전무를 KB증권의 S&T부문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윤 사장은 “KB증권의 상품공장으로 사업모델을 재편하고 파생상품 구조화 역량 강화, 리스크관리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특히 지난해 S&T부문 해외 수익비중은 10%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0%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IB분야는 기업고객에게 성장단계별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해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은행과의 협업으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영업망을 확충해 장기적인 수익성장 기반을 닦을 계획이다.
IB를 맡은 전병조 사장은 “대기업 회사채에 치중된 채권자본시장(DCM)부문을 폭넓게 가져가겠다”며 “기업투자금융(CIB)센터에서 국민은행이 거래하는 전국의 30만개 중소기업을 바탕으로 커버리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 사장은 지난해 현대증권이 부동산관련 투자로 높은 수익을 낸 것에 대해 “반가운 부분이지만 시장상황이 급변할 우려도 있다”며 “기초자산을 국내부동산에서 사회간접자본(SOC), 항공기 등 여러분야로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경은-전병조, 친해지길 바라
일각에서는 윤경은·전병조 사장의 임기가 짧은 것을 들어 두 사장이 단기에 고수익을 내려 욕심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올해 11월에 끝나서다. 신임 회장이 오면 계열사 주요 보직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증권사의 수익창구인 IB분야를 맡은 전 사장은 국민은행과의 연계로 공격적 영업보다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반면 윤 사장은 S&T에서 해외 비중을 늘려 높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두 사장 간의 업무분담 체계가 아직 갖춰지지 않은 점도 우려된다. 간담회 중 은행·증권 복합점포에 대한 질문에 윤 사장과 전 사장이 서로에게 마이크를 넘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WM과 IB 융합의 핵심인 복합점포에 대한 책임이 모호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윤 사장은 “(전 사장과) 서로 만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줄이자고 할 정도로 너무 자주 만난다”며 “협업부분은 회의체 등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