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사진=뉴시스
한국거래소. /사진=뉴시스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자상품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개인(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금융투자상품이 정기예금에서 주식으로 바뀐 것.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안전성보다는 수익성에 점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개인투자자, 예금 줄이고 주식 늘리고
과거 개인투자자들은 예금을 기본으로 자산을 축적하며 일부 여윳돈을 주식에 투자했다. 주식투자가 ‘고위험·고수익’이라는 우려 탓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예금보다 주식투자에 더 관심을 갖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개인투자자 23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투자비중을 늘릴 의향이 있는 금융상품으로 주식(21.8%)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두번째로 선호도가 높은 금융상품도 주식형펀드(14.0%)였다. 이밖에 ▲정기예금 9.8% ▲채권형펀드 7.8% ▲해외펀드 6.8% ▲파생결합증권 5.3% ▲부동산펀드 3.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정기예금(53.2%)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던 2012년 조사와 크게 대조된다. 4년 만에 정기예금에 대한 선호도가 5분의1 수준으로 추락한 셈이다. 이는 정기예금이 1%대 저금리인 상황에서 적정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방책으로 풀이된다.

또한 물가상승과 경기회복 등 인플레이션 기조가 나타나면서 올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한몫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이 하반기까지 점진적인 상승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대수익률 낮아진 주식 오히려 ‘인기’


주식투자의 기대수익률이 과거보다 낮아진 게 오히려 주식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깬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 목표수익률은 2009년 26.9%에서 2012년 18.3%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9.0%까지 떨어졌다. 협회는 주식을 투기대상이 아닌 건전한 투자수단으로 여기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증권사를 찾는 투자자도 늘었다. 거래 금융회사를 변경할 의향이 있는 투자자 중 60%가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변경을 희망했다. 이는 증권사에서 은행으로 바꾸겠다(5.7%)는 응답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또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예·적금 등 예금성 자산보다는 주식·펀드 등 투자성 자산의 보유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어렵다면 ‘주식형펀드’ 공략

주식에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주식형펀드가 대안이다. 채권형펀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지향한다고 알려졌지만 저금리 금융환경으로 인해 보다 공격적인 상품인 주식형펀드가 최근 인기몰이 중이다.
자산의 최소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주식형펀드라고 일컫는다. 자산의 50~60%를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주식혼합형, 자산의 50% 미만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채권혼합형이라고 한다. 채권형펀드는 주식 대신 채권에 60% 이상 투자한다.

특히 증권사들이 노후대비책으로 앞다퉈 내놓은 주식형펀드가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펀드에만 3400억원이 유입됐고 신흥아시아펀드와 중국본토펀드에도 각각 2800억원, 2600억원이 유입되면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또한 올 들어 운용순자산 10억원, 운용기간 2주 이상인 해외주식형펀드(공모)의 연초 이후 지난달 25일까지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브라질주식펀드가 9.11%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기초소재부문 7.94% ▲남미신흥국주식 7.06% ▲프론티어마켓주식 4.34% ▲글로벌신흥국주식 3.51% ▲중국주식 3.24% 등의 순이었다.

실제로 러시아·브라질펀드를 담은 연금저축펀드와 퇴직연금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자 올해 증권사들은 신흥국·IT·4차산업에 주목하며 투자자의 관심을 모았다.

올해 연금펀드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유망 펀드로는 채권형보다 주식형, 국가별로는 신흥국, 업종별로는 IT와 원자재 등을 살펴보는 것이 유리하다. 서동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물가가 상승하고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는 채권보단 주식의 성과가 양호하다”며 “올해는 주식형펀드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