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석 판사 구속영장 기각 이후 성창호 판사 최경희 구속영장 발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정석 판사 구속영장 기각 이후 성창호 판사 최경희 구속영장 발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경희 전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과정에서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해 특검이 재청구한 구속영장이 오늘(15일) 새벽 발부됐다.
구속영장 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부장판사는 어제(14일)부터 시작된 최경희 전 총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특검이 이번 사건 수사과저에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것은 최 전 총장이 처음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 전 총장에게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지난 11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은 지난달 최 전 총장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으나 당시 심리를 맡은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입학전형과 학사관리에서 위법한 지시나 공모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 현재까지 소명 정도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최 전 총장은 구속기소된 김경숙 전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을 상대로 정씨에게 여러 가지 특혜를 줄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정씨가 규정에 어긋남에도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소지한 채 면접에 들어가는 혜택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는 면접 대상자 21명 가운데 정씨에게만 소지품 지참을 허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이후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시험을 치르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받는 등 여러 특혜를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 최 전 총장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밖에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도 있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최씨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 "정씨에 대한 특혜를 지시한 적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특검팀은 최 전 총장과 최씨 사이에 수십차례 전화가 오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소된 최씨 재판 과정에서 미르재단 관계자들이 "최 전 총장과 최씨가 미르재단이 추진하는 사업을 논의하며 3번을 만났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편 특검이 이날 재청구한 영장을 법원이 발부함에 따라 앞서 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청구된 구속영장도 발부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은 지난달 구속영장을 청구받았지만 법원은 범죄소명 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은 어제 3주 동안의 추가조사를 바탕으로 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영장 발부 여부는 모레(17일) 새벽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