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걱정은 유독 우리나라가 심하다. 반려동물 선진국에서는 아기가 어릴 때부터 반려동물을 키운다. 갓난아기와 반려동물이 함께 자고 노는 사진이나 영상을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과연 반려동물과 아기, 같이 키워도 될까. 정답은 ‘물론’이다. 오히려 아기에게 도움이 된다. 가장 많이 걱정하는 피부질환, 호흡기질환부터 알아보자. 반려동물 때문에 아이들에게 이런 질병이 늘어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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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미국 의사회지에 실린 조지아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물과 함께 살수록 이런 질병에서 자유로워진다. 동물을 전혀 키우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이 알레르기에 걸릴 확률은 반려동물 한마리를 키우는 가정의 아이에 비해 더 높았다. 또한 반려동물을 두마리 이상 키우는 가정의 아이들은 알레르기에 걸릴 확률이 8%까지 하락했다. 이 연구팀은 심지어 신생아가 태어나자마자 동물과 함께 지내게 하라고 제안했다.
“신생아가 태어난 직후부터 적어도 1년간은 집안에 개나 고양이 두마리 이상을 함께 지내게 하라. 그러면 67년 후 알레르기 발생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이 반으로 줄어든다. 동물 털뿐 아니라 먼지, 진드기, 바퀴벌레, 곰팡이, 꽃가루, 잡풀가루 등 각종 알레르기 요인으로부터도 해방된다.”
질병뿐 아니라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형제 없이 혼자 자라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외로움과 사회성 결여 등의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런데 반려동물은 비판적이지 않고 주인에 대한 애정이 맹목적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있을 때 쉽게 자기를 개방하고 감정이입을 한다. 남에게 못하는 비밀얘기도 동물에게는 잘 털어놓는다. 따라서 반려동물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의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사회성이 더 발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아이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삶과 죽음의 개념을 더 잘 이해한다는 조사가 있다. 이쯤 되면 아이들을 반려동물과 함께 키우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단 주의할 점이 있다. 임신 기간부터 반려동물에게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려주고 아껴줘야 할 존재임을 인식시키자. 그리고 둘의 첫 만남 때 서로 좋은 인상을 심어주도록 노력하자. 이는 반려인 겸 아이의 부모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의무다. 그래야 아기와 동물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