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이 한창인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 공급량을 늘리는 데도 매매수요가 위축돼 전셋값이 상승하는 추세다.

/사진=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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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재계약하려면 평균 '7000만원' 필요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12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3% 올랐다. 본격적인 봄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전세수요가 급증해서다.

서울은 평균보다 높은 0.05%의 전셋값 상승률을 나타냈고 ▲관악구(0.18%) ▲금천구(0.17%) ▲종로구(0.11%) ▲은평구(0.11%) ▲서대문구(0.10%) 등의 전셋값이 급등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 세입자가 재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평균 711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에서도 ▲강원(0.09%) ▲전남(0.08%) ▲전북(0.05%) ▲광주(0.04%) ▲부산(0.03%) 순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전셋값 상승이 더욱 두드러지는 이유는 입주물량이 늘었음에도 일어난 현상이라서다. 보통 입주물량이 단기간 급증하면 공급과잉으로 인해 집값과 전셋값이 하락하는데 이번에는 전셋값이 오른 것.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7만460가구로 1999년 이후 가장 많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규제가 강화되고 미국 금리인상으로 대출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를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기도·지방 일부 전셋값 하락… 양극화


반면 수도권과 지방 일부는 전셋값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남양주·구리·하남·광주·고양·파주·김포와 세종·충남·경북 등이다. 세종(0.47%)과 제주(0.08%)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세종의 경우 지난해 말에서 올 초 사이 전셋값이 평균 29만원 내려 1억1828만원을 기록했다. 세종은 올해 1만5432가구, 내년 1만3328가구가 입주해 지난해 대비 입주물량이 약 2배 불어난다. 인근 충남도 올해와 내년 입주물량이 각각 2만4878가구, 2만3388가구로 지난해(2만2490가구) 대비 소폭 증가한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지정한 미분양 관리지역과 집값 하락지역 등을 조사한 결과 충남·경북·대구·경기지역의 입주 리스크가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