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사진=임한별 기자
케이뱅크/사진=임한별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3일 본격 출범했다. 케이뱅크는 24시간 365일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는 장점과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와 높은 수신금리를 무기로 금융소비자의 눈길을 끄는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만 금융권에서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시중은행은 케이뱅크가 중금리대출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잡은 만큼 생각보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반면 저축은행은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크게 대출과 예적금 고객으로 나뉜다. 정기예금은 최고 연 2.0%, 3년 기준 연 2.65%를 제공하고 일반 신용대출은 평균금리보다 1~2% 낮은 최저 연 2.73%로 책정됐다. 마이너스대출금리는 연 5.50%(확정금리)로 최대 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만약 최저금리를 기준으로 한다면 시중은행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셈이다.


일단 저축은행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신용등급 4~7등급 중저신용자를 주요 타깃으로 대출 마케팅을 펼쳐왔는데 자칫 케이뱅크에 기존 고객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고객 중 중복 고객층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금리만 놓고 본다면 (저축은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저금리 수준으로 볼 땐 대출상품의 경쟁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케이뱅크가) 앞으로 유상증자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는 상태다. 중장기적으로 (현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무엇보다 저축은행 주요 고객은 신용등급 4~7등급 고객층이 대다수인데 케이뱅크는 4~5등급 고객층을 주요 고객층으로 공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중신용자에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5~7등급 중저신용자까지 흡수하기는 힘들 것이란 해석이다.


시중은행은 표정관리 중이다. 내심 걱정은 되면서도 외형적으로는 다소 여유롭다는 표정이다.

A은행 관계자는 "최저금리로 적용된 대출상품이 과연 얼마나 많이 팔릴지는 의문"이라며 "적어도 최저금리로 책정된 고객수가 전체 대출고객의 절반 수준은 돼야 한다. 하지만 저축은행이나 P2P(개인대개인)업체 대출 현황을 보면 최저금리로 책정된 고객비중은 전체 대출자의 1% 수준도 채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엇보다 마이너스대출금리가 연 5.5%로 꽤 높은 편"이라며 "이 정도 금리라면 시중은행 마이너스대출이 더 메리트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시입출금 금리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수시입출금 금리는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고객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이동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시입출금 금리가 한달만 맡겨도 1.2%를 제공한다고 했는데 케이뱅크로 이동하는 고객은 다수든 소수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오늘 출범한 만큼 지속적으로 (이러한) 금리를 계속 지급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