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사진=머니투데이DB
국민연금/사진=머니투데이DB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오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설득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채무재조정안이 무산되면 대우조선은 초단기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에 들어간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여의도 본점에서 대우조선의 회사채를 보유한 32개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설명회를 연다.

산은은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가 보유한 회사채 50%를 3년간 상환 유예해주면 만기 때 우선상환권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할 계획이다. 앞서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에 신규로 빌려주는 2조9000억원에 대해 부여했던 우선 상환권을 사채권자들의 회사채에도 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전날 산은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채무재조정 수정안을 거부하면서 사채권자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난 9일 국민연금이 산은에 추가 감자와 회사채 원금의 일부 상환 또는 상환 보증, 출자전환 비율과 전환 가액 조정 등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나 산은은 추가 감자와 4월 회사채 우선상환 요구 등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공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이밖에도 국책은행 선수금환급보증(RG) 출자전환, 출자전환 주식 취득가 하향 조정 등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과 국민연금, 사채권자들이 평생선을 달리면서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의 일종인 P플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 1조3500억원의 약 29%인 3887억원을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안에 반대하면 사채권자들이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이날 설명회를 마친 후 리스크관리위원회에 보고하고 11~12일경 투자위원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타당한 근거 없이는 채무 조정안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대우조선의 P플랜 도입 가능성이 커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