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의 스포트라인트. 박정희 비자금. /자료=JTBC 제공
이규연의 스포트라인트. 박정희 비자금. /자료=JTBC 제공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한 비화가 공개됐다. 지난 16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은 박정희 전 대통령 비밀 계좌 추적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이후 비자금의 존재와 행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신군부는 그 비자금을 파헤쳤고 금고 이외의 비자금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정희 비자금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천문학적인 '박정희 비자금'이 스위스 은행 계좌에 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불거졌다.


'박정희 비자금'의 실마리는 일명 '프레이저 보고서'에 담겨 있다. 1978년 미국 의회가 작성한 프레이저 보고서는 박정희 집권 초기부터 말기에 대한 한미관계보고서로 박정희 정부의 실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로 평가받는다.

프레이저 보고서를 토대로 박정희 정부의 '스위스 계좌'를 추적한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은 청문회의 조사관 중 한 명이었던 베이커 씨를 만나 증언을 들었다.

베이커 씨는 당시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아들이 비자금을 증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락의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가 박정희의 정부자금을 스위스에 예치시킨다’고 증언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이후락의 최측근은 “스위스 계좌는 박정희의 개인 자금이 아니라, 중앙정보부의 공금”이라며 “박정희는 계좌를 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베이커 조사관은 “계좌는 박정희의 양해 없이 열 수 없다. 그러니 모르고 할 수 없다”며 “중앙정보부 자금이 아닌 정치자금일 것”이라고 말했다.

계좌를 알아본 결과, 박정희 스위의 계좌의 명의자는 이후락의 사돈이자 박정희의 고교동창인 서모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프레이저 보고서에서도 ‘박정희 정부는 해외에 비밀계좌를 만들어서 거기서 상당한 액수의 돈을 빼돌렸다’고 기록했다. 따라서 ‘1년에 65억원 정도의 정치자금을 모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가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은 독일에서 빌린 차관과 월남전에서 얻은 지원금 등 덕분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베트남전쟁으로 큰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고 명시했다. 또한 당시 신동아 기자였던 한 기자는 “차관받는 기업이 정부에 상납한다는 폭로기사를 쓰자 중정 지하실로 끌려갔고 그 후 언론탄압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입수한 ‘브라운’ 각서의 공개를 반대하는 옛 외무부 문건에 따르면 ‘월남전에 파병된 32만 명의 참전용사는 미군과 같은 수준으로 지원’ 받기로 됐으나 ‘한국 참전용사의 지원금은 미군의 5분의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